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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농민회가 9일 오전 10시 영암군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하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농성은 농업 보조금 삭감과 농정 정책 변화에 대한 불만, 그리고 우승희 군수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오는 16일 예정된 대규모 농민대회의 전초전 성격을 띠고 있다.
영암군농민회 정철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영암군농민회는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으로 군청 앞 천막농성에 들어간다”며 농업의 위기 상황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개정 거부권 행사로 쌀값은 계속해서 떨어져 18만 6천원에 이르고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수확기인 가을에는 2016년과 2022년 대폭락 상황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번 천막농성은 영암군의 농업 보조금 삭감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정철 회장은 “비료 가격 인상 지원사업은 4분의 1 토막이 났다”며 “맞춤형 친환경 농자재 지원사업, 톤백 지원사업 등은 전액 삭감되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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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회는 영암군이 최근 발표한 ‘영암 농정대전환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 회장은 “억대 농부를 500명 만들고, 청년 농업인을 1천 명 육성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면서도 “현실에 사는 농민들은 폭락하는 쌀값과 농산물가격으로 하루하루 겨우 버텨나가고 있는데, 먼 장밋빛 미래만을 이야기하면 공감할 농민들이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했다.
한편, 이번 천막농성 과정에서 영암군의 비협조적 태도도 도마에 올랐다. 영암군농민회 권혁주 사무국장은 “저희가 천막을 치고 전기를 연결하려고 했더니 군청 세무회계과 재산관리팀에서 안 된다라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권 사무국장은 “전기세 없으면 제가 전기세 주겠다"며 "전기 막아서 우리가 천막 농성을 안 할 것 같으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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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최근에는 우승희 군수의 측근이 지역 광고사에 압력을 가해 농민회의 선전물 제작을 방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농민회 측은 “군부독재 시절 민주화운동을 탄압하기 위해서 정보기관 등이 펼쳤던 이런 공작을 2024년 영암에서 볼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영암군의 농민회에 대한 비협조적 대응은 지난달 말부터 이어진 현수막 철거 논란의 연장선상에 있다. 농민회가 우승희 군수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게시했다가 영암군에 의해 반복적으로 철거되면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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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회는 이번 천막농성을 시작으로 오는 16일 영암 농민대회를 군청 앞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정철 회장은 “윤석열 정권을 하루라도 빨리 끝내야 농민들도 살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며 “영암에서부터 윤석열을 몰아내기 위한 투쟁을 시작하여 11월 농민대항쟁을 통해 윤석열도 박근혜처럼 끌어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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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