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록 전남도지사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 중인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김영록 전남도지사의 대선 도전 선언이 ‘머쓱한’ 신세가 됐다. 국민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자발적 결집을 보이면서, 김 지사의 대선 후보로서의 입지가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실시된 주요 여론조사에서 김 지사의 지지율은 모두 1% 안팎에 그쳤다. JTBC 의뢰 메타보이스 조사(2.14~15)에서는 0%, 에너지경제신문 의뢰 리얼미터 조사(2.6~7)에서는 0.8%를 기록했다. 심지어 김 지사의 정치적 기반인 광주·전남에서 실시된 KBS 광주방송이 의뢰한 한국갤럽 조사(2.13~15)에서도 2%에 그쳤다.

주목할 점은 이재명 대표를 제외한 범진보진영 후보군 전체의 지지율을 합해도 이재명 대표의 지지율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KBS 광주방송 조사의 경우 이재명 대표가 60%인 반면, 나머지 후보들의 지지율 합은 23%에 그쳤다. JTBC 조사에서도 이재명 대표 40%에 나머지 후보들의 합이 30%로 집계됐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는 정치권의 의도적 결집이나 전략적 판단이 아닌, 헌정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뭉치는 현상”이라며 “특히 호남 지역의 경우 60%라는 압도적 지지율이 이를 잘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영록 지사의 ‘호남 대표론’은 아무런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현재 여론은 단순한 정치 구도나 지역 대표성을 넘어,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국민들이 원하는 리더십이 누구인지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김 지사는 ‘87년 헌법체제의 재창조’를 언급하며 개헌론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이를 활용한 차별화에도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헌정 질서 회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개헌과 같은 중장기적 의제는 당장의 시급성을 갖기 어렵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