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6일 후계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소속 농업인들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17일 미국의 농업분야 시장개방 확대 요구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이 한국에 대한 25%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농업 시장개방을 압박하는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통상협상에서 쌀 수입 쿼터 확대,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 허용, 유전자변형농산물(LMO) 수입 확대, 사과·블루베리 등 농산물 검역 기준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전라남도는 전국 쌀 생산량의 19.8%, 한우 사육두수의 18%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농축산물 생산지다.

김 지사는 성명에서 세 가지 이유를 들어 미국의 요구에 반대했다. 첫째, 한국의 식량자급률이 49.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인 상황에서 쌀 추가 개방은 식량주권을 위협한다는 것이다.

둘째, 30개월령 이상 소는 광우병 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LMO 농산물은 생태계에 미치는 장기적 영향이 불확실해 국민 안전을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광우병은 소해면상뇌증(BSE)으로 불리는 소의 신경계 질환이다.

셋째, 경기 침체와 생산비 상승, 기후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에 저가 농산물 대량 수입은 농민 생존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농업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근본 산업으로 미국의 통상 이익을 위한 협상 도구가 될 수 없다”며 “정부가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말고 국민 건강과 식량 주권, 농업인 생존권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라남도는 미국의 농축산물 시장개방 확대 압박이 백지화될 때까지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