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남동 ‘키세스’ 투쟁의 상징인 은박담요를 두른 영암군민들이 15일 교보생명 앞 윤석열 체포 축하 집회에서 연대의 의미를 되새기고 있다. 이날 권혁주 윤석열퇴진 영암행동집행위원장은 추운 날씨를 고려해 참가자들에게 은박담요를 나눠주며 ‘한남동 대첩을 생각하자’고 제안했다.

눈발이 날리는 15일 오후, 영암군민들이 은박담요를 두르고 폭죽을 쏘아올리며 윤석열 대통령 체포를 자축했다. 이날 교보생명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과 촛불집회에는 중학생부터 군의원까지 각계각층이 참여해 비상계엄령 선포 43일 만에 이뤄진 체포를 환영하고 구속 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 6일 체포영장 집행을 촉구했던 집회와 전날(14일) 긴급 촛불집회에 이어 진행됐다. 연이은 집회를 통해 체포를 촉구해온 영암군민들의 염원이 마침내 현실이 된 것이다.

정철 윤석열퇴진 영암행동 상임대표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윤석열이 관저에 숨어 끝까지 법의 심판을 피하려 했으나, 국민들의 체포 구속 요구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며 “이는 영암군민들의 끊임없는 투쟁이 이뤄낸 성과”라고 밝혔다.

영암군민들은 서울 한남동 ‘키세스단’을 본떠 은박담요를 두르고 눈발 속에서도 집회를 이어갔다. 참가자들은 폭죽을 터트리고 케이크 절단식을 하며 체포 성공의 기쁨을 나눴다.


권혁주 집행위원장은 “12월 3일 계엄 선포 당시의 공포와 분노가 오늘의 성과로 이어졌다”면서 “윤석열 체포는 1차 승리일 뿐, 48시간 내 구속영장 발부를 통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운갑 영암군의회 부의장은 “윤석열 정권 들어 농업 예산이 대폭 삭감되는 등 서민들의 삶이 더욱 힘들어졌다”며 “이번 기회에 탄핵 인용까지 이뤄내 진정한 정권교체를 완수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중학생이 된 김민준·이다원 학생도 “윤석열이 체포돼 기쁘다”며 민주주의 승리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윤석열퇴진 영암행동은 “윤석열 구속과 파면은 물론, 내란에 가담한 국무위원과 국민의힘 등 내란 동조 세력들의 처벌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며 “사회 대개혁을 통해 국민이 주인 되는 나라를 만들 때까지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자유발언, 폭죽 점화, 케이크 절단식 순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시 대규모 촛불집회를 다시 개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33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됐다. 공수처와 경찰은 수사관 1,000명 이상을 투입해 6시간여 만에 체포에 성공했다. 윤 대통령은 과천 공수처로 압송돼 약 9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았으나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17일 오전까지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며, 이르면 다음 달 3일경 기소가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