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권리당원 이중투표 논란이 제기된 영암군수 경선에 대해 재경선을 결정하면서 민주당 영암군수 후보 경선이 막판까지 혼전의 혼전을 거듭하는 양상이다.

4일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등에 따르면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권리당원 이중투표 의혹이 제기된 영암군수 경선을 다시 치르기로 결정했다.

이어 5일 민주당 전남도당에 따르면 재경선은 오는 7일 치러지며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암지역 내 민주당 전 당원(100%) 투표로 후보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결과는 8일 오전 11시에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달 28일, 29일 배용태·우승희·전동평 예비후보 등 3인으로 치러진 경선에서 4.65% 포인트 차이로 우승희 예비후보에 이어 2위를 기록한 전 예비후보는 경선 직후 권리당원 이중투표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 2일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했다.

이에 4일 비대위는 전 예비후보의 재심 신청을 인용한 재심위의 의견을 받아들여 3인 경선을 다시 치르기로 의결했다.

경선탈락 전동평 후보 “권리당원 이중투표, 불공정 경선” 주장

앞서 지난 2일 오전 전동평 예비후보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승희 예비후보가 권리당원에 이중투표를 지시했다”며 “경선 전화투표 과정에서 우승희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행위에 대해 중앙당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재심위원회에 경선 결과를 취소하여 달라는 재심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전 예비후보 측은 “우 예비후보가 일반 군민 대상의 안심번호 선거인단 여론조사 과정에서 권리당원에게 권리당원이 아니라고 거짓 응답과 이중투표를 유도했다”며 “공직선거법은 당내 경선을 위한 여론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하기 위해 같은 사람이 두 차례 이상 응답하도록 지시, 권유, 유도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암군의 청렴도가 2022년 3등급에서 2등급으로 상승한 사실을 왜곡해 3등급에서 4등급으로 하락했다고 인터넷을 통해서 다수의 선거인에게 허위사실을 공표한 행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5일 전동평 예비후보 측은 우승희 예비후보와 부인 등을 공직선거법 제 108조 제11항과 동법 제250조 제3항을 위반한 혐의로 영암군선거관리위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우승희 후보 “선거법 위반 사실 없다” 반박

우승희 예비후보 측도 2날 오후 5시께 재심신청에 대응해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반박에 나섰다.

우승희 예비후보는 “권리당원 투표와 관련된 카드뉴스는 지난달 17일 영암군 선관위를 통해 검토가 완료돼 승인받은 사항”이라며 “더불어민주당 대부분의 단체장 예비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사용한 내용으로 선거법 위반 사실과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허위사실 유포와 관련해 “영암군의 내부청렴도가 3등급에서 4등급으로 하락했다는 지표는 국민권익위원회에 게시된 2021년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2021년 12월 군청 기획감사실 감사팀이 게시한 영암군 홈페이지에도 명시돼 있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실명을 거론하여 혐의라는 표현을 사용해 마치 확정된 범죄사실인 것처럼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명백한 명예훼손”이라며 “전동평 예비후보 측은 재심청구로 인해 당원과 군민들이 받을 상처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권리당원 이중투표 논란 ‘확대’

한편, 전동평 예비후보 측이 재심 신청을 하며 증거물로 제시했던, 민주당 권리당원과 우승희 예비후보 간의 ‘군민여론조사에 권리당원도 참여가 가능하다’는 통화녹음 파일과 우 예비후보 지지자들의 단톡방에서 일부 권리당원이 군민여론조사에 참여한 정황이 담긴 카톡 대화록이 몇몇 언론사에 의해 공개되면서 논란은 확대됐다.

다만 4일 본지에 제보된 내용과 취재에 의하면 전동평 예비후보 측에서도 우승희 예비후보와 비슷한 내용의 카드뉴스가 만들어져 배포됐으며, 특히 전동평 예비후보 지지자들의 카톡 대화방에서도 권리당원들에게 군민여론조사에 참여를 독려한 정황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캡쳐사진>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운영하는 국민경선 시스템에 있어서 권리당원의 여론조사 참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한계를 후보자들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묵과하고 종용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점으로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각 예비후보 지지자들의 단톡방과 카드뉴스 캡쳐 (왼쪽) 전동평 예비후보 측, (오른쪽) 우승희 예비후보 측

공천 잡음, 비민주당 후보들 부상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잡음이 잇따르면서 앞선 선거와 달리 비민주당 후보들의 선전을 전망하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텃밭에서 공천 잡음으로 인한 분열의 틈으로 국민의힘 군수 후보 임대현 전 감사원 감사관, 정의당 군수 후보 이보라미 전 전남도의원, 무소속 군수 후보 박소영 전 목포부시장 직무대행 그리고 마지막에 합류한 무소속 군수 후보 조보현 한빛전력(주) 대표가 나서면서 민주당 후보를 포함한 다섯 명의 후보들이 영암군수 자리를 두고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