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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출범 이후 2년간 우승희 영암군수는 총 5차례, 28일간의 해외출장을 다녀왔다. 8,300만 원이 넘는 예산을 지출한 우 군수의 출장들은 영암군 발전에 얼마나 연관될까? 본지는 민선8기 전반기 동안 우승희 군수의 해외출장 전반을 심층 분석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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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프레스턴 출장: 지역순환경제 모델, 이상과 현실 사이

우승희 영암군수를 포함한 3명의 공무원은 올해 2월 18일부터 24일까지 5박 7일간 영국 프레스턴과 맨체스터를 방문했다.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주관의 정책 다큐멘터리 제작 참여를 명목으로 한 이번 출장에는 1,615만 5,280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출장단은 지역경제전략센터(CLES), 센트럴 랭커셔 대학, 프레스턴 시의회 등 ‘프레스턴 모델’의 핵심 기관들을 방문했다. CLES에서는 프레스턴 모델의 이론적 배경과 실행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고, 시의회에서는 진보적 조달 방식과 지역 기업 육성 정책 등 실제 정책 집행 사례를 소개받았다.

▲ 지역경제전략센터(CLES), 프레스턴 시의회 방문 사진

사회주택 사례로 플런지턴 공동체 토지신탁, 레이튼 거리, 사회주택 단지 ‘드어턴 그레인지’를 방문했으며, 협동조합 연합회에서 영국의 협동조합 전략과 지역 커뮤니티 기반 협동조합 사례도 살펴봤다.

다만, 미디어시티 UK 방문은 영암군의 현실과 동떨어져 보인다. 인구 5만의 농촌 지역이자 조선업과 농업이 주요 산업인 영암군에, BBC 등이 입주한 대규모 미디어·방송 산업단지가 어떤 실질적인 시사점을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 맨테스터 미디어시티 UK 방문 사진

출장 후 9월 30일 개최된 ‘영암형 지역순환경제 실현 국제포럼’에서는 매튜 브라운 프레스턴 시의회 의장을 초청해 프레스턴의 경험을 들었다. 이 포럼에서 영암군은 로컬푸드 확대, 지역화폐 도입, HD현대삼호와의 협약 등의 전략을 제시했다. 특히 HD현대삼호와의 협력 방안은 프레스턴 모델을 영암군 실정에 맞게 적용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략들이 프레스턴 모델의 본질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는지, 그리고 영암군의 실정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는 면밀한 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특히 민간 대기업을 앵커기관으로 활용하는 것이 공공기관 중심의 프레스턴 모델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가장 큰 도전은 영암군과 프레스턴시의 근본적인 차이다. 프레스턴이 인구 15만의 중소도시인 반면, 영암군은 인구 5만의 농촌 지역이다. 산업 구조와 지리적 특성 등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프레스턴 모델을 그대로 도입하려는 시도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우승희 군수의 영국 출장은 지역순환경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접하고 이를 국내에 소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그러나 방문한 사례들을 영암군의 현실에 맞게 어떻게 변용하고 적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은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향후 해외 정책 벤치마킹 시에는 지역의 특성과 현실을 충분히 고려한 맥락화된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출장 결과를 바탕으로 한 정책 수립 시 지역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시범사업을 통해 실효성을 검증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프레스턴 모델’이라는 이상과 영암군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어떤 길을 찾아야 할지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이번 출장이 단순한 해외 연수로 끝나지 않고, 진정한 의미의 ‘영암형 지역순환경제 모델’ 구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