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질 비료 보조금 75% 이상 ‘싹뚝’

최근 비료 가격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을 위한 무기질 비료 보조금이 작년 대비 75% 이상 대폭 삭감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영암군농민회에 따르면, 평균 비료 사용량의 95%, 최근 3년간 비료값 인상분의 80%를 보조하던 기존 방침에서 2년 평균 사용량의 42.5%, 작년 4분기 가격 대비 인상분 80% 보조로 급격히 축소돼, 보조금이 작년의 4분의 1 수준 이하로 곤두박질친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포기, 농민말살 정책 규탄!”
영암군농민회, 윤석열 정부 강력 비판

영암군농민회는 14일 영암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격적인 농번기를 맞아 농작물 밑거름용 비료를 구매하려던 농민들이 작년에 비해 턱없이 줄어든 보조금을 보고 좌절하고 있다”며 정부와 영암군의 책임을 강하게 지적했다.

농민회는 “이번 사태의 1차적 책임은 당초 보조금을 전액 삭감했다가 국회에서 겨우 부활시킨 윤석열 정부에 있다”며, “윤석열 정부의 농업포기, 농민말살 정책을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초 윤석열 정부는 무기질 비료 보조금 예산을 국회에 전혀 계상하지 않았다가, 국회 심의 과정에서 대폭 축소된 규모로 겨우 부활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영암군, 뒤늦은 ‘땜질 대책’…농민회 “책임 못 피해”
농민 고통 외면한 채…‘축제 예산’엔 수십억 펑펑

이어 농민회는 “영암군 행정 역시 보조금 삭감에 대한 사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뒤늦게 실태 파악에 나서고 있어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특히 보조금 삭감 문제에 대해 영암군에 수차례 대책 마련을 요구했으나, 대책은 커녕 제대로 된 상황 파악조차 하지 않다가 농민회의 항의를 받고서야 뒤늦게 실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농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영암군의 예산 집행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농민회는 “영암군은 농민들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왕인문화축제, 경관조명 등 각종 축제에 수십억 원의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며 “이에 대한 예산을 편성한 영암군과 이를 의결한 영암군의회를 강력히 비판한다”고 지적했다.

영암군은 올해 왕인문화축제와 상대포 경관조명 사업에 약 29억원, 국화축제에 16억원, 달빛축제에 1억 1700만원, 심지어 반려동물 문화축제에도 5천만원의 예산을 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농민들 ‘울상’인데…영암군의원들 ‘유럽행 비행기’
‘억대 농부’ 육성 외치면서, 비료 보조금 삭감은 ‘쉿’

뿐만 아니라 “쌀값 폭락으로 농민들이 좌절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암군의회 의원들이 군비로 영국, 프랑스 해외연수를 떠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해외연수 계획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농민회는 “군의원 7명이 1인당 540만원씩, 총 3,790만원의 군비를 들여 5월21일부터 8일간 해외연수를 다녀올 계획”이라며 이는 영암군민들의 혈세를 낭비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영암군농민회는 “영암군은 억대농부 육성 등 화려한 구호만 내세울 뿐, 정작 비료 보조금이 대폭 삭감된 사실은 홍보하지 않고 있다”며 “예산이 없으면 농민들에게 사실대로 알리고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암군은 최근 ‘영암 농정대전환 프로젝트’를 발표하면서 억대농부 500명, 청년농 1000명을 육성하겠다는 내용을 홍보했으나, 비료 보조금을 대폭 삭감한 사실은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농민회는 무기질 비료 보조금 인상, 농업 생산비 절감 및 쌀값 폭락 대책 마련, 군의회의 해외연수 계획 취소 등을 강력히 요구하며 정부와 영암군의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농업 위기의 심각성이 더해지는 가운데, 농민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정부와 지자체가 귀 기울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