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의회가 오는 5월 21일부터 28일까지 6박 8일간 영국과 프랑스로 공무국외출장을 떠난다. 이번 출장에는 의장단을 포함한 7명의 의원이 참여하며 총 경비는 3790만6600원으로 책정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열악한 지자체 재정 여건과 출장 계획의 적절성 등을 놓고 출장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영암군 빠듯한 살림에 출장 예산 과다” 지적

영암군의회에 따르면 이번 출장은 영국 프레스턴 시의회와의 우호교류 협약 체결, 해외 선진 지방자치 사례 벤치마킹 등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1인당 평균 540만원이 넘는 출장경비의 적정성에 대해서는 의문의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영암군의 재정자립도는 11.1%(2023년 기준)로 전남 평균(28.7%)은 물론 전국 군 평균(16.6%)에도 크게 미달한다. 여기에 출장경비 3790만원은 의회사무과 올해 전체 예산의 4%에 이르는 규모다. 이에 대해 주민 입장에서 공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방문지 선정 기준 ‘불명확’… “내실 있는 정책 교류 가능할지 미지수”

일각에서는 출장 대상 도시 선정의 적절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한다. 영암군 인구가 5만 명 남짓인데 반해 런던, 파리 등 방문 도시들은 인구 수백만의 대도시로, 영암군과의 여건 차이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프레스턴시를 제외한 다른 방문지들의 경우 영암군과의 연계성도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출장 일정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6박 8일간 영국과 프랑스 주요 도시들을 오가며 선진 정책을 벤치마킹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짧은 기간 내에 내실 있는 정책 교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출장자별 학습 계획도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 영암군의회에서 공개한 공무국외출장계획서

출장심사 기준·절차 ‘불투명’… “심사위원회 제 구실 못해” 지적

이번 출장의 심사 과정 전반에 걸쳐 절차적 문제점도 제기된다. 영암군의회의원 공무국외출장 규칙 제5조는 심사위원회가 출장 필요성, 출장자 적합성, 출장국과 기관의 타당성, 출장기간과 경비의 적정성 등을 심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영암군의회 출장의 경우 구체적으로 어떤 기준에 따라 심사가 이뤄졌는지, 출장계획서상 미비점이나 문제점은 없었는지 등에 대한 심사위원회의 설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심사위원회가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 이번 출장과 관련해 영암군의회가 공개한 자료에는 심사위원회의 심사의견서나 회의록 등이 누락돼 있다. 출장계획 심사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의구심을 낳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심사위원회의 전문성과 독립성, 내실있는 운영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도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 영암군의회에서 공개한 심사의결서

“출장 계획 재점검하고 제도 개선해야”

이에 따라 영암군의회는 출장 계획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방문 일정과 장소를 영암군 실정에 맞게 조정하고, 출장자별 구체적인 정책 학습 계획 수립이 요구된다. 또한 출장심사와 사후평가를 투명하게 진행하고, 주민 의견수렴 절차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지방의회 해외출장에 대한 제도적 기준을 마련하고, 의회의 자정 노력을 촉구한다.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해외출장보다 내실 있는 의정활동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영암군의회 해외출장에 대한 논란이 지방의회 공무국외여행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