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뚫린 방역 탓에 영암지역에서만 올 겨울 들어 벌써 세 번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

특히 전남지역 5개 시·군, 7개 농장에서 발생한 가운데 영암군에서만 3개 농장에서 잇따라 발생해 영암지역이 AI 위험지대로 전락하게 됐다.

이달 7일 삼호읍 산란계 농장에 이어 20일 신북면 종오리 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가 확인된 가운데 21일 또 다시 시종면 육계농장에서 고병원성 AI 의심축이 발생하고 22일 최종 확진된 것이다.

전남도는 지난 21일 영암 시종면 육계농장에서 H5형 AI 항원이 검출됨에 따라 초동방역 조치를 취했으며 해당 농장에서의 고병원성 AI가 최종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H5형 검출은 감염 개체를 신속하게 발견하기 위해 전남이 내린 고병원성 AI 특별강화조치로 육계 출하 전 검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전남도는 검출 결과 확인 즉시 초동방역팀을 현장에 투입해 농장 출입을 통제했다. 전남도 현장지원관도 현장에 급파해 역학조사를 실시,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고병원성 여부와 관계없이 해당 농장의 육계 6만4000마리는 예방적 살처분을 했다. 다행히 반경 500m이내에 다른 사육농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검출농장 반경 10㎞도 방역지역으로 정해 이동 통제와 집중소독을 하고, 역학 관련 농장과 시설에 대해선 이동 제한과 함께 정밀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영암군은 1주일간 집중소독에 들어간다. 지역 내 소독자원을 총동원해 농장 진출입로와 철새도래지·주변 소하천을 촘촘히 소독할 방침이다.

이달 전남을 찾은 겨울 철새는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28만 4천 마리가 관찰되는 등 여느 때보다도 추가 발생 위험이 높은 상태이지만 상당수의 농장들이 여전히 방역조치에 미흡한 것으로 나타나 AI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영암을 포함해 전남도 내에서 발생한 7건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출입차량 등에 대한 소독을 하지 않거나 방역복, 장화갈아신기 등 기본적인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전남도는 방역시설이 미흡한 농가에 대해 추가 입식을 제한하기로 하는 등 고강도 조치에 나섰다.

가금농장에선 차량 진입로와 축사 전실, 마당, 퇴비장, 집란실, 관리사·차량·장비 등을 빠짐없이 소독하고, 농장 진입로에 생석회를 도포해야 한다. 또한 축산시설은 차량 진입로와 대인 소독시설, 시설 내 차량 내외부 등이 오염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

또한 폐사 증가, 산란율·사료섭취량·활동성 저하 등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이 조금이라도 나타날 경우 즉시 방역당국으로 신고해야 한다. 즉시 신고를 하지 않으면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한편 전남도는 이에 앞선 지난 20일 영암 신북면 종오리 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가 확진됐다고 밝혔다.

1만2000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해당 농장은 앞선 15일 고병원성 AI 의심축이 확인돼 정밀검사를 실시했고 이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전남도는 감염 개체를 신속하게 발견하기 위해 가금검사를 강화했으며 이번 확진 역시 강화된 정밀 정기검사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의심축 확인 즉시 초동대응팀을 현장에 투입해 해당 농장에 대한 출입 통제, 예방적 살처분, 역학조사 등 긴급 방역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발생농장에서 알 운반차량과 같은 농장 내 진입 금지 차량의 농장 내 진입 사례가 확인됨에 따라 지난 17일, ‘조류인플루엔자 특별방역대책기간 중 가금 사육농장에서 준수해야 할 추가 방역기준’을 공고하고 해당 방역기준을 강화했다.

가금농장 진입기준 위반시 기존에는 차량 운전자만 고발조치 했지만, 앞으로는 가금농장도 과태료 등의 처분을 받게 된다는 게 전남도의 설명이다.

전도현 전남도 동물방역과장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닭에서 폐사율이 높고, 오리는 감염되어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특성이 있어 농장 스스로의 차단방역과 함께, 농장 및 유관기관 관계자들의 예찰과 신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현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사육 가금에서 폐사 증가, 산란율·사료섭취량·활동성 저하 등 의심증상을 면밀히 관찰해 이상이 있을 경우 즉시 방역당국으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