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겨울철에 들어서면서 전국적으로 특히 서해안 철새 경로를 따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 주말 충남 천안의 산란계 사육 농장에서 첫 확진 판정이 나온데 이어 결국 지역 삼호읍에서도 발병 농가가 나오게 됐다.

올겨울 가금류 농장에서 발생한 10번째, 산란계 사육 농장으로는 2번째 확진이다.

전남도는 최근 영암 삼호읍 산란계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돼 정밀검사한 결과 결국 고병원성 AI(H5N1형)로 확인됐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앞서 전남도는 H5형 의심축 발생 신고를 접수한 뒤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인 3만6000마리에 대한 예방적 살처분을 곧바로 진행했다.

또 의심축 신고 즉시 초동방역팀을 현장에 투입해 농장 출입을 통제하며 도내 전 가금농장에 SNS로 상황을 즉시 전파하고 농장 출입통제와 소독 등 차단방역을 강화토록 했다. 또한 도 현장지원관을 현장에 긴급히 파견해 역학조사를 하고, 발생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해당 농장 산란계 3만6000마리를 예방적 살처분하면서 검출농장 반경 10km는 방역지역으로 정해 이동 통제 및 집중소독을 하고 역학 관련 농장과 시설은 이동제한을 실시했다. 다행히 방역대 3km 내에는 가금 사육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남도는 도내 전체 산란계 농장 87호에 대해 농림축산검역본부, 가축위생방역본부와 합동으로 10일까지 농장 4단계 소독, 환적장·상차장소 방역관리, 소독·방역 시설이 없는 농장 부출입구·축사 쪽문 폐쇄,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영상 저장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전도현 전남도 동물방역과장은 “농장 주변에 광범위하게 바이러스가 오염된 상황에서 추가 발생 및 전파 방지를 위해선 농장주의 기본방역수칙 이행이 중요하다”며 “가금 농가에서는 출입차량 소독, 농장 마당 및 축사 내부 매일 소독, 축사 출입 시 장화 갈아신기·손소독 등 농장 4단계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가금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AI는 지난달 8일 충북 음성의 메추리 농장을 시작으로 전남 나주, 강진, 담양, 충남 천안, 이번 영암까지 10번째다.

산란계 농장에까지 고병원성 AI 확진이 잇따르면서 이와 함께 당장 달걀값 인상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AI 발병으로 이미 국내 전체 사육 규모의 20% 넘는 닭이 살처분된 상황에서 또다시 바이러스가 더욱 확산하게 된다면 공급량 감소로 달걀 수급에 차질을 빚게 될 것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올여름까지 AI로 살처분한 가금류는 모두 1675만 마리로, 전체 사육규모의 23%에 달한다. 이 때문에 올 1분기 하루 평균 달걀 생산량은 3982만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감소했다.

이 같은 생산량 감소는 곧 가격 상승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매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7월 달걀(특란‧중품‧30개) 값은 평균 737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평균 5253원)보다 2117원(40.3%)이나 높은 가격에 형성됐다. 치솟던 달걀값은 지난 8월 이후에야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 이달 달걀 값은 597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628원)과 비슷한 선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겨우 잡은 달걀값이 AI 확산으로 또 들썩이지 않을까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