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남일 도의원이 지난달 22일 집중호우로 약 10헥타르가 침수된 영암군 가루쌀 재배 농가를 직접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전라남도의회 손남일 의원(영암2, 더불어민주당)과 신승철 의원(영암1,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집중호우로 인한 영암 지역 농경지 침수 피해의 원인을 국가기관 관리 부실로 규정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장 점검으로 드러난 대규모 피해

손남일 의원은 지난 22일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영암군 가루쌀 재배 농가를 직접 방문해 현장을 점검했다. 이어 신승철 의원도 23일 제392회 임시회 농수산위원회 회의에서 피해 상황 보고를 받고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번 집중호우로 영암 지역에서는 영산강유역환경청이 관리하는 수문이 파손되면서 논에 물이 역류, 수십 헥타르에 달하는 농경지가 침수됐다. 특히 삼호읍 일대에서는 마을 주민들이 긴급 대피했고, 무화과 농장이 큰 피해를 입었다. 손 의원이 방문한 농업회사법인의 가루쌀 재배지도 약 10헥타르가 4일간 물에 잠기면서 농작물 생육이 불가능해지고 종자까지 망가지는 손실이 발생했다.

신승철 도의원

30년 노후 시설의 구조적 문제

신승철 의원은 이번 피해의 근본 원인으로 30여 년 전 설치된 FRP(섬유강화플라스틱) 재질의 노후 배수관문을 지목했다. 신 의원은 “신소재를 활용한 배수시설 교체와 과거 하천 부지로 낮아진 제방의 원상 복구를 통해 항구적인 침수피해 예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남일 의원도 28일 도민안전실 소관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사에서 “파손된 수문은 30년 이상 된 노후 시설로 구조적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전점검과 교체가 이뤄졌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고 지적했다.


“자연재해 아닌 인재”…보상 대책 촉구

특히 손 의원은 “이번 침수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국가기관의 시설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인재로 볼 수 있다”고 규정했다. 이어 “피해 주민들이 영산강유역환경청과 직접 협상하거나 보상을 요구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한 만큼, 전남도와 영암군이 중간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보상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손 의원은 “가루쌀은 정부가 전략 작물로 육성하고 있어 이번 피해로 인한 농가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도의회와 집행부가 협력해 복구 예산 확보와 실질적인 지원 대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복구 작업과 지원 대책

피해 농가들은 사고 직후부터 물빼기와 잔여물 세척 등 농지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전라남도 도민안전실장은 “도 차원에서 유관기관에 철저한 시설 점검을 요청하고 있으며 피해 규모 산정은 관련 부서와 협의해 진행 중”이라며 “영산강유역환경청의 관리 책임 여부를 명확히 파악해 이에 따른 피해 지원과 보상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피해 농가에 전략작물 직불금, 재해복구비, 농작물 재해보험 등을 지원하고, 기상특보 대응체계 강화와 재해 예방시설 확충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영산강 유입 쓰레기 문제도 부각

한편 신승철 의원은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영산강 상류 지역에서 유입된 쓰레기가 하류인 영암 삼호와 무안 등에 집중되는 2차 피해 문제도 제기했다.

전남도 관계자에 따르면 목포항 내에 약 700톤의 쓰레기가 유입돼 해양수산청과 전남도가 협력해 수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수해 쓰레기는 재난관리시스템(MDMS)에 입력하면 국비로 전액 처리가 가능하다.

신 의원은 “환경유역청, 도, 시군 등 관계 기관별 소관 업무가 나뉘어 있지만, 결국 농업인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보고 있다”며 유기적인 협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손 의원도 “도민안전실이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컨트롤타워로서 이번 사안에 대해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