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산불 대형화에 대비해 사회복지시설 입소자 등 재난 취약계층을 위한 산불 대피 매뉴얼을 수립했다.

전남도는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유지되는 가운데, 최근 경북지역 대형 산불에서 요양원 입소자들이 신속히 대피하지 못해 인명피해가 발생한 사례를 고려해 이 같은 대책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대피체계 구축 대상은 산림 인접 500m 이내에 위치한 사회복지시설 394개소다. 여기에는 노인요양시설 277개소, 장애인 거주시설 58개소, 노숙인 시설 7개소, 정신재활시설 6개소와 함께 종합병원 7개소, 일반병원 15개소, 요양병원 24개소가 포함된다.

이번 매뉴얼에 따르면 대피 시점은 산림청이 제공하는 ‘산불확산예측도’를 기준으로 현장 지휘권자가 결정한다. 산불확산예측도는 산불 발생 시 발화지의 위치와 지형, 기상조건 등을 분석해 산불이 번질 가능성을 예측하는 자료다.

산불 확산 단계별 현장 지휘권자는 산불 규모에 따라 달라진다. 1단계(피해면적 10~50ha)와 2단계(피해면적 50~100ha)에서는 해당 지역 시장·군수가, 3단계(피해면적 100ha 이상, 24시간 연속)에서는 도지사 및 산림청장이 지휘권을 갖는다.

대피 장소는 시설별로 임시 대피시설과 이송 병원을 사전에 지정한다. 생활 시설의 경우 거동이 가능한 경증 입소자는 학교 강당, 체육관 등으로 대피하고, 와상 환자 등 중증 입소자는 인근 시설이나 병원으로 이송한다.

의료시설에서는 중증 환자를 목포 한국병원과 순천 성가롤로병원 등 종합병원으로, 경증 환자는 99개 인근 지정병원으로 긴급 이송하도록 했다.

대피 방법은 각 시설의 재난 대비 매뉴얼에 따라 종사자와 함께 이동하되, 인력이 부족할 경우 시군 공무원, 생활지원사, 의용소방대 등 대피 지원인력을 사전에 생활인과 연결해 차량으로 대피시킨다.

전남도는 또한 시군 공무원을 24시간 현장 대응반으로 구성해 도-시군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대피 주민을 위한 필요 물품 배분과 응급 의료서비스, 마음안심버스와 건강버스를 활용한 트라우마 치료 및 이동식 의료 서비스도 지원할 계획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철저한 준비와 대응으로 도민, 특히 재난 취약계층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