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박영배, 강찬원, 고천수, 정운갑, 정선희, 김기천, 심애란 의원 |
영암군이 민선9기에는 신규사업 확대보다 민선8기에 계획한 사업의 완성에 무게를 두겠다고 밝혔다. 296억 원의 공공자금을 차입한 상황에서 농어촌 기본소득과 문화예술회관, 국제바둑연수원 등 앞으로 감당해야 할 재정수요도 상당한 가운데, 군정질문에서는 기존 투자·지원사업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는지를 둘러싼 점검도 이어졌다.
제328회 영암군의회 제1차 정례회에서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간 진행된 군정질문에서는 재정운영부터 대형 투자사업, 기업유치, 농업·청년정책까지 군정 전반이 다뤄졌다. 이 가운데 우승희 군수는 16일 김기천 의원의 질문에 “신규 사업 새롭게 하기보다는 민선8기에 준비했던 일을 완성”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고, 17일 박영배 의원과의 문답에서도 “새로운 사업을 하기보다는 민선8기에 계획했던 일들을 완성해 가는 데 초점을 두겠다”고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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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6억 빌려 기존 사업 마무리
이 같은 방향에는 빠듯해진 재정여건이 놓여 있다. 군은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공공자금 296억 원을 차입했다. 확보한 재원은 영암공공도서관과 지역활력타운, 문화예술회관 등이 들어설 교동지구 도시개발을 비롯해 대동공장 문화재생, 삼호읍 도시재생, 대불국가산단 전선 지중화 등 이미 추진 중인 사업 마무리에 우선 활용할 방침이다.
공공자금은 5년 거치 후 10년간 원리금을 균등상환하는 조건이다. 군은 현재 금리를 기준으로 거치기간에도 연간 약 11억 원의 이자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주요 재정·보조사업 평가를 강화하고 매년 2% 안팎의 세출 구조조정을 이어가는 한편 자체재원을 확충하고 재정여건이 나아지면 조기상환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반대로 일부 계획사업은 뒤로 밀렸다. 박영배 의원이 군청 앞 광장 사업 추진 여부를 묻자 우 군수는 매입한 건물을 철거해 우선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광장이나 지하주차장은 “현재 재정여건상 할 수가 없다”며 장기적으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기본소득, 현 계획이면 군비 최대 286억
장래 재정수요도 만만치 않다. 군은 올해 영암형 농촌기본수당에 상·하반기 모두 103억5천만 원의 군비를 편성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농어촌 기본소득 사업이 본격 확대될 경우를 대비해 군이 검토한 재정수요는 더 크다. 우 군수는 현재 계획을 기준으로 2028년부터 연간 918억~954억 원이 필요하고, 이 가운데 군비 부담은 270억~286억 원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실제 부담액은 지급대상과 지급액, 국·시비 지원 비율 등 향후 정부 정책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했다.
군은 농어촌 기본소득이 일회성 사업이 아닌 만큼 기존 농업·복지사업과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중기적인 재정수요를 분석하고 국·시비 등 외부재원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문화예술회관, 건립 뒤 운영비도 과제
계속 추진할 대형 시설사업의 재정부담도 군정질문의 주요 쟁점이 됐다.
400석 규모의 영암문화예술회관 총사업비는 현재 300억 원으로, 도비 20억 원과 군비 280억 원을 투입하는 계획이다. 문화예술과는 2024년 공공건축물 건립공사비 등을 토대로 사업비를 추산했으며 물가상승분을 반영할 경우 약 10%의 증액이 예상된다고 답변했다.
2029년 개관과 직영을 전제로 한 운영수지 추산도 처음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공연 관람료와 대관료, 프로그램 수강료 등 연간 수입은 약 3억7,400만 원, 인건비와 운영비·시설관리비·공연사업비 등을 포함한 비용은 약 7억6,500만 원으로 예상됐다. 집행부는 경제적 타당성만으로 사업성을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인정하면서도 영암이 전남 시·군 가운데 문화예술회관이 없는 지역이라는 점과 공공문화서비스 확대 필요성을 사업 추진 근거로 들었다.
바둑연수원 회문리서 개신리로
총사업비 380억 원 규모의 국제바둑연수원은 예정 부지가 바뀌고 준공 목표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군은 2024년 업무협약 당시 검토했던 영암읍 회문리 일원 대신 천황사지구와 연계할 수 있는 개신리 일원으로 건립 예정지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예정부지 약 5만㎡ 가운데 군유지는 16필지 약 1만8천㎡이고, 추가로 확보해야 할 토지는 39필지 3만1천㎡다. 예상 매입비는 약 20억 원, 토지 확보에는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군은 기본계획과 타당성조사를 거쳐 시설 규모와 운영방안, 경제성 등을 구체화하고 2028년 12월 착공해 2030년 12월 준공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총사업비 가운데 국비 60%를 지원받아 추진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있으며, 국비와 추가 시비 확보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협약 14건인데 가동은 7곳
군정질문은 앞으로 들어갈 돈뿐 아니라 지금까지 제시해 온 ‘성과’의 실체로도 이어졌다.
민선8기 투자유치 협약은 14건으로, 협약 당시 투자계획은 3,568억 원, 고용계획은 1,175명이었다. 그러나 기업지원과가 밝힌 현재 상황은 정상 가동 7곳, 부지매입과 착공 등 이행절차 진행 2곳, 투자포기 2곳, 투자지연 2곳이었다. 상태별 업체 수를 더하면 13곳으로 전체 협약 건수와 1곳 차이가 난다.
협약의 성격을 둘러싼 지적도 나왔다. 강찬원 의원이 상당수가 외부기업 신규유치보다 기존 대불산단 기업의 공장 증설과 확장에 해당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이영주 기업지원과장은 “거의 그런 실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기천 의원이 협약기업 명단에 포함된 에코커뮤니티의 업종과 소재지를 묻자 담당 과장과 투자유치팀장은 현장에서 정확한 내용을 답하지 못하고 별도로 보고하겠다고 했다.
지원은 했는데 효과 평가는 미흡
축산악취 개선사업에서도 투입액과 실제 효과를 어떻게 연결해 평가할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최근 3년간 영암지역 축산악취 민원은 110여 건으로, 상당수는 특정 축사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군은 올해 307농가에 19억1,300만 원을 지원해 기계장비와 부숙용 톱밥, 악취저감제, 저감시설 설치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축산과는 사업 전후 악취민원 발생 추이는 분석하고 있지만 지원에 따른 개선효과 평가는 “현재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향후 축종과 지역별 표본을 선정해 시기별 효과를 분석하겠다는 계획이다.
청년농 정책, 기초자료부터 다시 본다
청년농 정책에서는 지원규모만큼 정책의 기초가 되는 실태조사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도 도마에 올랐다.
군이 지난해 실시한 청년농업인 실태조사에는 158명이 참여했다. 농지 구입과 임대가 가장 큰 어려움이라는 응답이 39.6%였고, 정책자금 평균 잔액은 3억6,800만 원, 월평균 상환액은 약 153만 원이었다. 영농정착지원금을 주로 생활비로 사용한다는 응답도 68.3%로 나타났다.
김기천 의원은 같은 조사에서 서호면 청년농의 연평균 소득이 4억5천만 원으로 나타나고 30대 청년농의 농업·농외소득도 연 1억 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조사결과의 현실성을 문제 삼았다. 전화와 온라인 자기기입 방식보다 당사자인 청년농이 직접 참여해 생활과 영농 문제를 살펴보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고, 우 군수는 이에 동의하며 함께 현실적인 정책 대안을 찾겠다고 답했다.
이번 군정질문에서 반복된 질문은 결국 사업의 수보다 선택과 지속 가능성에 가까웠다. 영암군은 신규사업보다 기존 계획사업의 완성에 무게를 두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이를 위해 이미 공공자금을 차입했고 앞으로 대형 시설과 기본소득 등에서 적지 않은 재정수요가 예상된다. 동시에 투자협약과 지원사업이 실제 투자·고용과 주민생활 개선으로 이어졌는지, 정책을 설계하는 기초자료가 현장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도 다시 점검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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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6.10.02(금) 1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