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지난해 6월부터 추진한 농가-기업 간 계약재배 사업에서 4개 품목 총 2억원 규모의 계약이 체결됐다. 참여 농가들은 쌀농사 대비 2배의 소득을 올렸다.

계약재배는 농가에 안정적 판로를 보장하고 기업과 유통업체는 지역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방식이다. 영암군은 쌀값 하락과 농가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 사업을 도입했다.


양파·마늘 재배 농가, 7200만원 수익 달성

계약재배 첫 성과는 양파와 마늘에서 나왔다. 금정면 안정마을 이형선 씨는 논 2.1ha에서 재배한 양파 120톤을 수확해 72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20kg 1망당 1만2천원을 받았으며, 톤백 납품 방식으로 작업비와 수송비 1620만원을 절감했다. 수확한 양파는 Y-마트와의 계약에 따라 전국 100여 개 매장에 납품됐다.

마늘도 같은 방식으로 판로를 확보했다. 시종면 박춘석 씨 등 3개 농가는 1.1ha에서 마늘 13톤을 재배했다. 12일 수확한 마늘은 월출산농협을 통해 영암읍 ‘새아침농산’에 납품돼 깐마늘로 가공될 예정이다.


HD현대삼호, 1억3천만원 규모 수박·멜론 구매

유통업체에 이어 대불산단 기업도 계약재배에 참여했다. HD현대삼호는 지난해 10월부터 영암군과 협의를 시작해 올해 5월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총 1억3천만원 규모로 수박 2370개와 멜론 5200개를 7회에 걸쳐 납품받기로 했다.

25일 HD현대삼호 홍보관에서는 도포면 20개 농가가 재배한 멜론 시식행사가 열렸다. 생산농가, HD현대삼호와 사내 협력사, 지역농협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30일에는 도포면 2개 농가에서 재배한 수박 600개가 첫 납품된다.

김병수 HD현대삼호 사내협력사협의회장은 “영암군민의 도움으로 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계약재배로 지역과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참여 기업과 영암군, 사업 확대 추진

계약재배 사업의 성과를 확인한 참여 기업들은 사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김성진 Y-마트 대표는 “계약재배 면적을 33ha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양파 저장·선별시설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암군도 사업 확대를 준비 중이다. 계약재배 품목을 생강 등으로 늘리고 작목별 맞춤형 기술 지원, 농산물 재배단지 조성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농가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고, 기업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직원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