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배 영암군의원

영암군의회 박영배 의원(77)은 38세의 나이로 정치에 입문해 8선(30년)이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운 지방의회의 산 증인이다. 의장 4회, 부의장 2회를 역임하며 영암군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그는 올해 5월 영암읍민상을 수상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1990년대 초반 민주화 시기에 전라남북도에서 유일하게 여당(민정당) 소속으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으나, 이후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않고 오직 주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펼쳐왔다는 것이다. 제6대 의회 시절 간암 수술이라는 큰 고비를 넘긴 후에는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더욱 헌신적인 의정
활동을 이어왔다.

이번 인터뷰에서 박 의원은 30년간의 의정활동을 돌아보며, 인구소멸 위기에 처한 영암군의 현안과 해결방안, 지방자치의 발전 방향 등에 대한 깊이 있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지역 활성화를 위해서는 청년층과 가족 단위 정착을 위한 실질적인 정주여건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민원해결사’로 불리는 그의 소신 있는 의정활동과 주민을 향한 진정성 있는 태도는 오늘날 지방의회 의원들이 본받아야 할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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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정당 출신에서 민원해결사로 변화
주민 신뢰가 곧 정치의 힘, 30년 초심
집행부와 균형 잡힌 견제가 발전의 힘



“처음 군의원에 도전했던 30년 전에는 사실 정치라는 것을 전혀 몰랐습니다. 당시 전기 사업을 하면서 마을 가로등이 부족하다는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들으면 사비를 들여 설치해주고, 테니스장 야간 조명도 설치해주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주민들을 돕고 있었죠.

그러다 주위 선배들이 ‘한번 해보면 어떻겠냐’고 권유했지만 쉽게 결정하지 못했습니다. 당시는 김대중 선생님의 민주화 운동이 한창이던 시기였는데, 제가 민정당(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권당) 소속으로 출마해 전라남북도에서 유일하게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단순히 ‘주민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 하나였다면, 30년의 의정활동을 거치면서 지역이 당면한 복잡한 과제들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책임감도 더욱 커졌습니다. 초심의 ‘봉사하는 마음’은 여전히 제 안에 살아있지만, 이제는 그 마음을 더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정책으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2대 의회 당시 11명의 의원 중 저 혼자만 다른 당 소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의원님들께서 젊고 열정이 넘친다며 후반기 부의장직을 맡아달라고 해주셨습니다. 정파를 넘어선 이런 신뢰와 협력이 저를 더욱 열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했습니다. 특히 지역을 위한 작은 노력들이 긍정적인 변화로 이어지는 것을 볼 때마다,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습니다.”





“의정활동을 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성과를 꼽으라면, 제가 4차례 의장을 맡는 동안 의원들 간의 협치를 이루고, 함께 지역 발전을 위해 힘을 모았던 경험입니다. 의회는 다양한 배경과 의견을 가진 의원들이 모여 지역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공간입니다. 이러한 의회에서 의견 충돌이나 갈등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의장으로서 저는 항상 중립적인 입장에서 의원들 간의 소통을 이끌어내고, 합의점을 찾아내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의회가 하나로 단합될 수 있었고,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사업들을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의장을 맡았을 당시만 해도 공무원들이 의회를 부담스러워했습니다. 의회 출석이 승진 점수에도 반영되지 않다 보니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죠. 하지만 집행부에 대한 적절한 견제와 감시 기능을 수행하면서, 점차 의회와 집행부 간의 균형 있는 관계가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덤으로 사는 인생으로 바뀐 삶
군민의 작은 목소리도 크게 듣는 것
해법은 청년층 정착과 정주여건 개선




“제6대 의회 전반기 의장직을 수행하던 중, 임기 6~7개월을 남겨두고 간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대수술을 받은 후, 제 인생은 큰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는 생각은 의정활동에 임하는 자세도 바꿔놓았습니다. 군민 한 분 한 분의 이야기에 더욱 귀 기울이게 되었고, 모든 일에 진정성을 다하게 되었습니다. 의정활동은 이제 단순히 직무가 아니라, 제 삶을 다해 군민들과 함께 나누고 만들어가는 여정이 되었습니다.”





“현재 영암군이 직면한 다양한 과제들은 단기적인 해결책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도시재생센터와 농촌활성화지원센터와 같은 주요 사업들은 주민들의 실질적인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 내야만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역주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사업의 방향성을 지역 특성과 연계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각 사업이 군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인구소멸문제는 앞으로 갈수록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것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지역 인구의 유출을 막고, 동시에 지역에 생활 근거를 두고 정착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유입시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지역의 일자리 창출과 정주 여건 개선이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특히 청년층과 가족 단위의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교육환경과 주거시설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또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농업과 같은 전통 산업뿐만 아니라 신산업과 연계한 일자리 창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더불어 문화와 관광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의 매력을 알리고, 외부 인구를 유치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구덩이가 파져야 물이 고이듯이, 우선적으로 공무원들을 위한 저렴한 원룸이라도 지어서 공급하고, 영암읍의 먹거리와 같은 기본적인 인프라를 개선해야 합니다. 지금은 주말이 되면 시내가 불이 꺼져서 사람 구경을 못 할 정도입니다.”



지방자치 성공은 주민참여와 소통
약속 이행으로 쌓아온 주민과의 신뢰
주민 돕던 봉사자에서 8선 의원으로




“지방자치제도가 더욱 발전하려면 무엇보다도 군민 여러분의 참여가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방 의회는 주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하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는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주민과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자치가 주민 중심으로 운영될 때 비로소 그 진정한 가치가 실현될 것입니다.”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협력은 상호 보완적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항상 상호 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군민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두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해 왔습니다. 견제가 필요할 때는 분명한 기준을 세워 원칙에 따라 임하며, 협력이 필요할 때는 적극적으로 손을 맞잡아 군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고 있습니다.”

“예산 심의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입니다. 연말이 되면 명시이월 예산이 발생하는데, 때로는 시급성이 떨어지는 사업이 우선 편성되어 정작 필요한 예산이 이월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선거철에는 사업의 우선순위가 원칙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있어 더욱 세심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예산이 충분하다고 해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업의 시급성과 효율성을 고려한 합리적인 예산 편성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민원 해결의 기본은 현장 확인입니다. 꼭 해결해드리겠다고 약속드린 것은 반드시 지켜왔습니다. 즉각적인 해결이 어려운 경우에는 왜 지금 해결이 어려운지, 언제쯤 해결이 가능한지 현실적인 상황을 상세히 설명드렸습니다. 관련부서 공무원들과 대화를 나누며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때로는 공무원들이 놓쳤던 부분을 짚어드리면 ‘아, 그런 점이 있었군요’라며 감사하다는 말씀을 해주시곤 합니다. 이런 과정들이 쌓여 지금의 ‘민원해결사’라는 별명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군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집중하며, 지역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정책을 추진하고 싶습니다. 특히 후배 의원님들에게 지방자치의 중요성과 가치를 전수하며, 지역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지는 데 힘쓸 계획입니다. 또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지역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하며 군민들과 함께 발전해나가는 미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군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신뢰와 성원 덕분에 30년 동안 지방의원으로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방의원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주민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듣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주민들의 삶 속에서 나오는 이야기에는 지역의 문제와 개선의 실마리가 숨어 있습니다. 또한, 늘 성실한 자세로 배우고, 주민을 위한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여러분도 훌륭한 지방의원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영암에서 태어나 영암을 떠나본 적 없이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돈도 벌어보고 명예도 가져봤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들과의 신뢰였습니다. 당에 얽매이지 않고 주민들이 인정해주셨기에 한 번도 낙선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누구에게 단 한 번도 인격적 비난을 받지 않고 욕먹지 않고 살아왔다는 거 그것만으로도 제 인생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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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배 영암군의원
1995년 제2대 영암군의회 의원 당선(38세)
현재 제9대 영암군의회 의원(8선)
의장 4회, 부의장 2회 역임
2024년 5월 영암읍민상 수상
전남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지방의정봉사상’ 수상
현 영암군의회 가선거구(더불어 민주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