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 오르세 미술관

영암군의회가 지난 5월 21일부터 28일까지 6박 8일 동안 진행한 영국과 프랑스 공무국외출장이 ‘외유성 출장’ 논란에 휩싸였다.

영암군의회가 공개한 출장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출장에는 의장을 포함한 의원 7명(박영배 의원 불참)과 공무원 6명 등 총 13명이 참여했으며, 출장 경비로 3794만600원이 소요됐다. 1인당 평균 약 540만원의 비용이 지출된 셈이다.

출장의 주요 목적은 영국 프레스턴 시의회와의 간담회 추진, 지역경제 선순환 선진지 탐방, 도시재생사업 비교시찰 등이었다. 그러나 전체 16개 방문지를 6박 8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방문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정책 학습이 이뤄졌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프레스턴 시의회를 제외한 15곳의 방문지 선정에 대해 타당성 논란이 일고 있다. 대부분의 방문지가 인구 5만의 영암군과는 규모와 특성이 현저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옥스퍼드(인구 약 15만)와 코츠월드 지역은 세계적인 관광지로, 공무 목적의 방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버밍엄(인구 약 100만)의 브랜들리 플레이스와 리버풀(인구 약 50만)의 알버트 독은 대규모 도시재개발 사례로, 소규모 농촌 도시인 영암군에 적용하기 어려운 모델이라는 평가다.

런던(인구 약 900만)의 킹스크로스, 템즈 강 주변, 사우스뱅크, 도크랜드와 파리(인구 약 220만)의 라데팡스, 오르세 미술관, 상카르트104, 라빌레트 공원, 뤽상부르 공원 등도 세계적 관광지이자 대규모 문화시설로, 영암군 규모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 리버트 알퍼트 독, 버밍엄 브랜들리 플레이스 방문 사진

이들 방문지에 대해 구체적인 학습 목표나 영암군 적용 방안이 제시되지 않아, 실질적인 정책 학습보다는 관광 목적의 방문이라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더욱이 이번 출장에 앞서 영암군수와 기획감사실장이 이미 프레스턴시를 방문한 바 있어, 중복 방문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영암군의회 의원 8명 중 7명이 참여한 점 역시 과도한 인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영암군의 열악한 재정 여건이 더해져 논란은 가중되고 있다. 영암군의 재정자립도는 11.1%(2023년 기준)로 전남 평균(28.7%)은 물론 전국 군 평균(16.6%)에도 크게 미달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열악한 재정 상황에서 3800만원에 달하는 군민의 혈세를 들여 실효성 의문의 출장을 다녀왔다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 킹스크로스. 카널사이즈 그린 스텝즈, 파리 오르세 박물관 방문 사진

이번 출장과 관련하여 영암군의회의 공식 입장을 확인하고자 박종대 의장과 통화를 시도했다. 박 의장은 “관광성 방문은 없었다”고 강조하며, 집행부와 의회의 방문 목적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차이점은 제시하지 못했다.

구체적인 성과에 대해 박 의장은 전신주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 시설을 언급했으나, 이는 현재 영암군에서 진행 중인 지중화 사업과 모순되는 아이디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 박 의장은 “우리 군민을 위해 한 것”이라며 출장의 의의를 강조했지만, 16곳 방문에 대한 구체적인 성과나 학습 내용을 제시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인터뷰는 출장의 실효성과 예산 사용의 적절성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지 못했으며, 오히려 외유성 의혹을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향후 영암군의회가 이번 출장의 구체적인 성과와 영암군 적용 방안에 대해 어떤 후속 조치를 취할지, 그리고 이러한 고비용 해외 출장의 실효성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