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조량 부족 현상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멜론

전남도의 건의로 겨울철 일조량 부족에 따른 농작물 피해가 농업재해로 공식 인정됐다. 이번 일조량 부족 재해 인정은 2010년 이후 두 번째다.

앞서 영암군의 멜론과 딸기 재배 농가들은 평년에 비해 크게 떨어진 작물 생육과 병해, 수확량 감소 등으로 큰 피해를 호소한 바 있다.

실제 멜론 줄기는 평년의 15% 수준으로 자랐고, 딸기는 기형과와 곰팡이병으로 출하량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 일조량 부족 현상으로 인해 기형과 곰팡이병에 걸린 딸기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전남의 평균 일조시간은 133시간으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25% 감소했다. 특히 영암은 119시간을 기록, 전국 평균의 64%에 그쳤다.

영암뿐 아니라 도내 대부분 시군이 일조량 부족 여파로 신음하고 있다. 장미·딸기 주산지인 강진군은 103시간을 기록, 10년 평균 대비 39%나 줄었다. 멜론 주산지 나주시와 딸기 주산지 담양군도 평균 115시간으로 35% 가량 감소했다

이에 전남도는 지난 2월 중순 정부에 일조량 감소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재해로 인정해줄 것을 건의했고, 이번에 받아들여지면서 19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본격적인 피해 신고 접수에 들어간다.

다만 일각에서는 전남도의 대응이 다소 늦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피해 초기에 선제적으로 대처했다면 농가 피해를 좀 더 줄일 수 있지 않았겠냐는 것이다.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일조 부족과 각종 영농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중고를 겪는 농가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영농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맞춰 정부와 지자체의 선제적 재해 대응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이번 일조량 부족 피해를 입은 지역을 중심으로 신속한 현장 조사와 함께 실질적인 경영 안정 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영농 시즌을 앞두고 닥친 이번 일조량 부족 사태를 계기로 정부와 지자체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농업재해 대응 시스템 구축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특히 피해가 집중된 영암지역에 대한 긴급 지원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