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영암에서 고병원성 AI가 또 터졌다.

올겨울 전남에서만 벌써 다섯 번째이자, 영암에서는 지난 13일 시종 오리농장에 이어 열흘만에 인근 오리농장에서 재차 발생한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지역 방송매체에서 영암군에서의 충격적인 살처분 현장을 보도하면서 군의 엉터리 방역 실태를 고발해 부실한 방역 조치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2일 전남도는 영암군 군서면 소재 육용오리 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됐고, 다음날인 23일 고병원성으로 확진됐다고 밝혔다.

이번 확진 사례 발생농장은 육용오리 37일령 2만2000마리를 사육하는 농장이다. 오리 폐사가 늘자 지난 22일 농장주가 직접 신고했다.

전남도동물위생시험소 검사결과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검출, 23일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최종 고병원성으로 확인했다.

전남도는 추가 확산 방지를 위해 해당농가 반경 10㎞ 이내를 방역지역으로 설정해 이동제한과 소독, 임상예찰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생농장은 앞서 13일 발생한 시종 오리농장의 반경 10㎞ 이내 기존 방역지역에 포함됐던 곳이다.

하지만 당시 검사에선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나오지 않았다. 해당 지역에 대한 집중 소독과 점검에도 불구하고 추가 발생을 막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최근 지역 방송매체에서 영암군의 충격적인 살처분 현장을 보도하면서 군의 엉터리 방역 실태를 고발해 영암군의 부실한 방역 조치에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전주MBC는 지난해 12월 고병원성 AI로 영암군의 한 양계 농장에서 진행된 살처분 현장을 보도했다.

[사진=전주MBC]

이산화탄소로 안락사시킨다던 닭들을 산 채로 굴착기로 눌러 압사시키는 방식으로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러한 야만적이고 비인도적 살처분 과정을 관리감독해야 할 가축방역관이 없었다는 것이다.

영암군 관계자는 농가에 방역관을 투입했음을 증명해달라는 해당 방송국 취재진의 요청에 기본적인 관리명부조차 제대로 작성치 않았음을 시인했다.

비인도적 살처분 과정뿐만 아니라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살처분 이후 어이없이 살아남은 닭들이 농장 곳곳에서 발견됐고, 이를 살처분 작업자들이 그대로 농장 밖으로 빼내어 나가는 촌극까지 발생했다는 것이다.

살처분 명령이 내려진 가축이 이런 식으로 농장 밖으로 반출돼 AI가 이곳저곳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는 농민들의 증언이 더해지면서 영암군의 부실 방역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편, 동물자유연대는 전주MBC 보도 이후, 해당 영상에 나온 살처분 방식이 잔인한 방법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금지한 동물보호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우승희 군수와 위탁업체 직원 등에 대한 고발장을 지난 21일 경찰에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