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목포MBC]

영암군 학산면의 한 돼지농장에서 대규모 분뇨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해당 농장은 지난 5월에도 동일한 사고를 일으켜 불과 두 달 만에 재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영암군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9시경 학산면 묵동리 소재 돼지농장의 지하 분뇨 저장시설에서 균열이 발생해 약 240톤의 분뇨가 유출됐다.

사고는 업체가 아닌 인근 주민의 신고로 발각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암군 환경기후과는 오전 10시경 현장을 확인하고 긴급 수거 작업에 착수했다. 유출된 분뇨는 인근 도로를 거쳐 율치저수지까지 흘러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농어촌공사의 수질 검사 결과 저수지 물은 농업용수로는 사용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정확한 오염 규모와 복구 비용은 아직 산정되지 않았다.

영암군 환경기후과 관계자는 “지하에 매설된 분뇨 저장시설의 균열로 인한 유출로 보고 있다”며 “최근에 지어진 시설로 노후화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군은 저장시설 내 분뇨를 모두 제거한 후 정확한 균열 원인을 파악할 예정이다.

그러나 현장을 수시로 점검하는 학산면 민간환경감시원은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감시원은 “애초부터 제대로 된 저장시설을 만들지 않고 운영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다른 축사와 달리 정상적인 저장 및 배출 시설이 없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관련해 군 환경기후과 관계자는 “해당 농장은 5월에도 다른 시설에서 유출 사고가 있었다”며 반복적인 사고 발생을 인정했다. 영암군은 28일 업체 대표를 불러 재발 방지 대책을 논의했으며, 관련법에 따라 고발 조치와 함께 유출 분뇨 수거 및 시설 보수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현재 저장시설에서의 추가 유출은 중단됐으며, 30일 기준 악취도 해소된 상태다. 그러나 분뇨 처리 주기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고, 민간환경감시원의 축사 내부 출입이 제한되는 등 구조적인 관리 감독의 한계가 드러났다.

이번 사고로 축산 분뇨 관리 시스템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반복적으로 사고를 일으키는 업체에 대한 강력한 제재와 함께, 사전 예방을 위한 정기 점검 체계 강화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