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군이 농촌진흥청의 ‘극한 폭염 대비 온열질환 예방 신기술보급 시범사업’에 참여해 시설포도 재배 농가 14곳에 에어냉각조끼를 보급했다.

영암군농업기술센터는 전라남도와 함께 금정면 등 7개 지역의 시설포도 재배 농가에 에어냉각조끼와 온열지수(WBGT) 측정기를 지원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전국 20개 시군 209농가를 대상으로 올해 처음 시행되는 것으로, 영암군도 이에 참여했다.

농촌진흥청이 2019년 개발한 에어냉각조끼는 압축공기를 소용돌이 튜브(vortex tube)에 통과시켜 조끼 내부에 차가운 공기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현장 실증 시험 결과, 일반 작업복 대비 의복 내부 온도를 평균 13.8%, 습도를 24.8%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됐다.

조끼 내부 온도를 외부보다 최대 10도 이상 낮출 수 있어 냉방장치 설치가 어려운 비닐하우스나 선별 작업장에서 유용하다. 특히 고령 농업인이나 만성질환자 등 폭염에 취약한 농업인의 건강 보호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 기준 전국 온열질환 발생자 3704명 중 농업 분야가 671명으로 18.1%를 차지했으며, 사망자의 경우 35.3%가 농업 분야에서 발생했다. 열사병은 중대재해처벌법상 직업성 질병에 포함돼 5인 이상 농장주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학산면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박완규 씨는 “조끼를 착용한 후 무더위 속에서도 작업 효율이 높아졌다”며 “폭염에도 몸을 시원하게 유지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다만 공기압축기에서 조끼로 압축된 공기를 불어넣는 방식이어서 소음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작업 집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됐다.

이정 영암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농촌진흥청에 현장에서 나타난 문제점과 보완점을 전달해 소음 저감과 경량화 등 성능 개선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겠다”며 “에어냉각조끼가 농업인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온열질환 예방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