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에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구급출동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출동 건수가 323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8일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전남에서 발생한 온열질환 관련 구급출동은 총 667건이었다. 이 가운데 61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45건, 2021년 67건, 2022년 98건, 2023년 134건으로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323건으로 급증했다. 이송 환자도 292명으로 가장 많았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전남소방본부 분석 결과, 온열질환 구급출동은 6월부터 시작돼 7~8월에 전체의 85%가 몰렸다. 주요 증상은 열탈진과 열사병이었다.

환자 특성을 보면 60세 이상 고령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성별로는 남성이 62%, 여성이 38%였다. 농업 인구가 많은 전남 특성상 논밭에서 일하다 쓰러지는 고령 농민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해 전남소방본부는 이달 6월부터 9월까지 특별 대응체계를 운영하기로 했다.

우선 구급차 139대와 펌뷸런스(소방펌프차와 구급차 기능을 겸한 차량) 54대 등 총 193대에 얼음조끼, 얼음팩, 식염포도당 등 폭염 대응 장비 9종을 비치했다. 환자 발생 시 신속하게 체온을 낮추고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펌뷸런스 54대를 예비출동대로 지정해 구급차 공백을 최소화하고, 119종합상황실에 구급상황관리센터를 운영한다.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 신고자에게 응급처치 방법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최용철 전남소방본부장은 “기후변화로 폭염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며 “구급대원 교육과 장비 확충,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온열질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온열질환을 예방하려면 외출 전 기온을 확인하고 무더운 시간대(오후 12시~5시)에는 야외활동을 자제해야 한다. 야외에서 일할 때는 시원한 그늘에서 자주 휴식을 취하고 물을 충분히 마셔야 한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 만성질환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잠깐이라도 창문이 닫힌 차 안에 아이나 노인을 혼자 두면 차량 내부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 위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