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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 흑석산에서 실종된 치매 노인이 대규모 수색 끝에 12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영암경찰서(서장 양정환)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오전 8시 50분경 “형님이 치매기가 있는데 새벽 4시에 집을 나가 계속해서 찾고 있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즉시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실시해 해당 노인이 영암군 소재 흑석산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경찰은 소방과 방재단 등 50여 명의 인력을 추가 지원 요청하여 공동 대응에 나섰다. 철로 터널과 숲속을 면밀히 수색했으나, 구조대상자의 휴대전화 GPS 위치가 등산로가 없고 숲이 우거진 흑석산을 가리키고 있어 수색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드론과 수색견, 경찰 헬기를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을 이어갔다. 수색 12시간 만인 같은 날 오후 4시경 헬기를 통해 해발 650m의 흑석산 8부 능선에 위치한 큰 바위에 기대어 기진맥진해 있던 노인을 발견했다.
경찰은 헬기에서 방송을 통해 노인이 더 위험한 곳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유도했으나, 헬기 착륙이 불가능한 지역이었기 때문에 경찰관들이 직접 산을 올라 구조 작업을 진행했다. 혼자 거동이 어려운 노인을 부축하여 하산한 뒤 영암한국병원으로 후송하고 보호자에게 안전하게 인계했다.
신고자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형님을 신속하게 찾아 불상사가 안 생겨서 다행이었다”며 구조에 애써준 경찰관들을 포함한 구조대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번 사례는 경찰청 유튜브 채널을 통해 ‘경찰이 치매 어르신을 발견한 곳이…헉?!!!’이라는 제목의 영상으로 공개된 후 SNS를 통해 확산되며 주목받았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 치매 노인 실종 신고는 지난해 1만 4천여 건으로, 10년 전에 비해 2배 증가했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치매 노인 실종 사건 대응이 경찰의 주요 업무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한편 영암경찰서 삼호지구대는 이번 구조 활동을 통해 귀중한 생명을 구하는 데 성공했으며, 영암군을 비롯한 전남 지역은 고령화율이 높아 치매 노인 실종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지역 차원의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으로 보인다.
이민정 기자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