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암군 민간인 집단희생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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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 민간인 학살 희생에 관한 자세한 얘기들을 좀체 찾아볼 수 없었다. 영암 민간인 희생사건 관련 결정문 안에 제법 세세한 당시 상황들이 기록돼 있었다. 보도자료로 어림짐작한 것보다 훨씬 참혹한 진실들을 마주하게 됐다. 적어도 결정문에 담긴 내용만큼은 전부 게재할 요량이다. 연재 내용은 결정문에서 발췌해 정리한 것이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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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7월 23일 새벽, 전남지구편성관구사령부(사령관 이응준) 소속 군인과 전라남도 경찰국(국장 김응권) 경찰이 광주에서 후퇴했다. 그 후 인민군 제6사단이 들어왔고, 군수를 비롯한 우익진영 인사와 영암경찰서(서장 김진현 경감) 경찰도 이날 영암에서 후퇴했다.

인민군은 군경이 후퇴한 영암군을 점령했고, 이후 지방좌익들은 인민위원회를 조직했다. 영암군 인민위원장은 최규동, 내무서장은 최병수, 군당위원장은 황점택이 맡았다.

9·28 서울수복 이후 전세가 역전되고 이 지역에 대한 군경 수복작전이 시작되자 빨치산은 군서면 월출산(月出山·809m)과 금정면 국사봉(國師峰·613m) 등으로 입산해 주변 산악지대에서 저항을 계속했다.

지방좌익들도 점점 조여오는 군경토벌작전에 위험을 느끼고 미수복 지역에 남아 있는 군경 및 우익가족을 살해하기도 했다. 이 같은 행위는 토벌작전에 나선 군경을 자극해 이후의 민간인 희생을 확대시키는 요인의 하나로 작용했다.¹⁾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이후 전세가 역전되자 부산·마산 등으로 후퇴했던 전남경찰은 지역별로 수복작전에 돌입했다. 10월 3일에는 전남경찰국 경찰이 광주에 진주했다.

1950년 10월 3일 목포에 상륙한 해군은 목포경비부를 복구하고 해병대가 이를 지원토록 해 목포 일대와 월출산, 국사봉 등 영암지역에서 ‘공비 토벌작전’과 선무공작을 벌였다.²⁾

10월 15일에는 국군 제11사단(사단장 최덕신)이 호남지역 토벌임무를 띠고 광주에 들어왔는데 그중 20연대(연대장 박기병)는 1951년 3월 31일까지 ‘전남지구 전투사령부’로서 전남지역 ‘공비토벌작전’을 벌였다.

영암경찰은 1950년 10월 5일 강진군 1에 상륙했고, 10월 6일 영암경찰서를 수복했다. 이후 그들은 의경을 모집해 기동대를 편성하고 관내 수복작전에 나섰다. 영암경찰 기동대는 같은 해 12월까지 대부분의 지서를 수복했다.³⁾

다만 금정면은 수복이 늦어져 전남경찰국은 국사봉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공비’를 토벌하기 위해 영암·화순·장흥·나주·강진경찰을 동원, 여러 차례 합동작전을 벌였다.

영암지역 민간인 희생사건 대부분은 군경의 이러한 수복·토벌작전 과정에서 일어났다. 군경은 미수복 지역 주민들을 ‘공비’ 혹은 ‘비무장 공비’, ‘공비동조자’로 여겼으며 사실상 이들 주민을 소탕대상으로 삼았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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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진실규명 결정된 ‘영암지역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사건’(2008.12.30.)에 의하면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자 149명의 신원을 파악했고 이들 사건의 대부분은 1950년 10∼11월에 집중됐음을 확인했다.
2) 국방부, 『한국전쟁사』 제4권, 1971, 184～185쪽. “해군에서는 목포에 해군경비부의 재설을 서두르고 목포 근방의 치안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진해지구 후방 요원들로 구성된 백부대(부대장 백남표 소령)를 함정 편으로 목포에 파견하여 제20연대와 보조를 맞추어 월출산, 국사봉 일대에 둔입한 잔적 섬멸에 전념하게 하였다.”; 해군본부, 『작전경과보고서』 제3권, 2001, 15쪽. “목포경비부 해병대민정훈실 선무공작으로 영암지역 공비 다수가 귀순함(자수자 700명)”; 부산일보, 1951년 3월 31일자. “△잔비 소탕: 객년 10월 1일 아군이 광주입성 이래 만4개월 반 목포 일대로 해군이, 기타는 육군이 모든 악조건 속에서 잔비소탕작전을 계속하였다.”
3) 영암경찰서, 『퇴직자 인사 기록 카드』, 『퇴직자 이력서철』에 기재된 경찰 임용일과 참고인 진술을 통해 지서별 수복날짜를 추정하였다. 10.6. 영암경찰서가 수복된 것을 시작으로 10.16.에는 삼호면이, 10.31.에는 도포면이, 11.14.에는 학산면이, 11.15.에는 덕진면이, 12.15.에는 군서면이, 12.24.에는 미암면이 각각 수복되었으리라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