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신 전남도 관광문화체육국장

마한(馬韓)은 삼한 중 하나로 한반도 중부 이남 지역인 경기·충청·전라도 지방에 분포한 여러 정치집단을 지칭한다. 각종 문헌 기록을 통해 4세기 백제 근초고왕에 의해 복속됐다는 서술과 함께 한동안 우리들의 인식 속에 잊혀져 온 역사였다.

그러나 최근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 시행(2021년 6월)됨에 따라 ‘마한’이라는 명칭이 법률에 명시됨으로써 역사적 실체를 공고히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그동안 전남도는 2017년 영산강 유역 마한 문화권 개발 기본계획을 세워 마한 문화권 개발사업을 자체적으로 추진해왔으며, 대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전북도, 광주시를 포함해 관련 기관들과 마한 문화권 발전협의체를 구성했다.

이러한 선제 대응과 노력이 결실을 맺어 특별법이 제정됐고, 올해는 마한을 포함한 역사문화권 정비·육성사업이 국정과제에 채택되게 되는 성과를 이뤄냈다.

마한 역사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어떻게 추진하고 복원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을 염려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는 마한이라는 우리 역사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준비가 부족한 결과라 생각한다. 지금은 이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고대 전남의 역사·문화를 고증·활용함으로써 마한 역사문화를 복원해야 할 때다.

현재 마한 역사문화권의 발전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위한 공동의 노력에 대한 합의와 지속적인 마한 문화권 조사·연구에도 전남의 마한 문화권 관련 국가사적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전남도에서는 마한 역사문화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국가지정문화재(사적) 지정이 시급한 과제임을 파악하고, 행정·재정적 지원을 통해 체계적인 학술조사·연구를 통한 성격 규명 등 학술적 기반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사적 지정을 추진해야 한다.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에 마한에 관한 기술 부분은 단 몇 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마한의 역사를 조명하고 그 성과를 국민께 알리고 우리나라 중·고등학생들이 배우는 검인정 교과서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성 설정에 대한 인식 전환도 중요하다.

마한 역사문화의 복원·활용은 우리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역사를 재정립하는 것임을 인식하고, 마한 복원사업이 지역개발에서 그치지 않고 역사적 가치를 입증함과 동시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전남도는 내년에 마한 역사문화권 정비 중장기 계획을 새롭게 수립하고 마한 학술총서, 국제 학술대회 등 연구 기반 구축사업과 마한 역사 문화교육, 마한 교과용 인정도서 기초연구 등 지속적인 대국민 홍보 사업을 통해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할 방침이다.

무엇보다 지역민이 공감하고 미래 문화자원의 비전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오는 11월 3일부터 5일까지 3일 간 영암 마한문화공원에서 전남도·영암군 주최로 ‘울림 마한, 세계로 미래를 디자인하다’라는 주제의 마한문화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향후 마한 역사문화자원이 전남도의 새로운 미래 문화자원의 기반이자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도록 마한 역사 문화자원에 관한 올바른 가치평가와 보존 관리 정책이 수립될 수 있는 여건 조성 등 지속해서 마한 역사문화를 보존하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 지난 2019년에 영암에서 개최한 마한축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