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차진 전남도 중소벤처기업과장

최저임금 시급 9160원 시대 높은 인건비 부담에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동월 대비 5.4% 상승한 107.56를 기록하는 등 고물가와 급변하는 대외 경제여건 속에 도내 소규모 영세 소상공인은 하루하루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특히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세계인의 라이프스타일을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온라인·비대면 중심으로 일상생활 곳곳을 빠르게 전환 시키고 있다.

20대, 30대 젊은층은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보다 유튜브, 인스타 등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정보를 획득하거나 공유하고, 화장품·의류 등 생활용품 대부분을 온라인으로 구매하고 있다.

30, 40대 직장인은 점심시간이 되면, 줄 서는 가게를 피해 스마트폰 앱, 키오스크, 테이블오더, QR코드를 활용한 제로페이, 각종 페이 플랫폼 등으로 결제를 한다. 또 식사가 끝나갈 때 스마트오더로 커피를 주문하고 바로 받아서 사무실로 복귀한다.

이러한 소비행태의 변화와 새로운 유통환경은 디지털 전환이 더딘, 대면 거래 중심의 전통시장을 비롯한 영세 소상공인의 실제 매출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업체는 무인로봇, 키오스크 등 스마트 기술 도입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등 코로나19, IT기술 발전 등으로 변화된 비대면 소비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지만, 규모가 영세한 소상공인은 디지털 전환은 물론, 인상된 인건비로 아르바이트 인력마저 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소상공인들의 경영 개선을 위해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을 국정과제에 포함해 대응하고, 소관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도 코로나19로 가속화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디지털 역량을 갖춘 소상공인을 양성하고, 스마트·디지털 지원도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중소벤처기업부의 디지털 전환 사업은 상점가를 중심으로 스마트 오더, 디지털 메뉴보드 등 기초기술이 아닌 로봇기반 기술(서빙, 튀김로봇 등), 키오스크, 스마트 미러 등 스마트 기술의 중점지원 기술이 중심이다.

지난해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전남은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23.8%로 전국 초고령사회 4곳(전남, 경북, 전북, 강원) 중 1위 지역이며, 또한 국세통계센터 부가세 신고현황을 보면 연매출 3억 원 미만인 사업체가 20만 개소로 전체 사업체의 약 81%(중소기업기본통계 기준)가 이에 해당된다.

고령의 소상공인은 스마트 기술 도입에 어려움이 있고, 영세 규모의 소상공인이 정부의 지원을 받아 중점지원 기술을 도입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유추하면 도내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은 늦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디지털 전환은 어디에서부터 시작이고, 전남도는 고령의 영세 규모의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전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소상공인에게 있어 디지털 전환은 결제 방식에서 시작된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생활에서 소비문화까지 모두가 바뀌어 가고 있다. 지금까지 소비자는 현금(종이화폐)과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신용/직불카드를 사용해 상품을 구매했지만, 이제는 지갑에 현금과 신용카드를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스마트폰의 NFC(근거리 통신) 기능으로 신용카드를 등록해 사용하고, QR코드를 활용해 수수료가 없는 제로페이 플랫폼 등으로 결제가 이뤄지고 있다.

고령의 소상공인에게도 이제는 너무나도 친숙해진 스마트폰 결제는 거부감이 없고, QR코드를 활용한 제로페이 결제도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맞춰 제로페이 플랫폼을 구축하고, 2018년 12월 20일 시범운영을 시작으로 결제수수료 0%의 시대를 열었고, 전남도에서도 제로페이 가맹점을 2019년 8343개소에서 2021년말 4만8334개소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 전남도는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은 간단하고 기초적인 것부터 생활의 일부분이 될 때 가속화 된다고 보고, 2023년 부터 스마트 기술의 디지털 메뉴보드 등 기초지원기술을 지원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대기업의 프랜차이즈에서는 이미 도입된 DID(주문호출 시스템), 웨이딩보드, 디지털메뉴보드, 영상 전광판 등이 지역의 영세 소상공인에게도 점차 일반화될 것으로 본다.

지금은 코로나19의 여파와 대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증가하며 경기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골목상권과 지역경제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의 소상공인의 역할이 매우 크다.

포스트코로나 시기를 맞아 코로나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들이 디지털 전환을 계기로 골목상권을 되살리는 희망의 불씨가 되기를 바라며, 도내 소규모 영세 소상공인의 디지털 전환의 의지와 전남도의 지원으로 초고령화 사회 1위 전남에서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기초 스마트 지원기술 도입) 1위로 발전해 나가는 전남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