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음주운전 전력과 조교 갑질 논란 등 수많은 구설수에 휩싸인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인사청문회 없이 4일 임명됐다.

지명 때부터 ‘비교육계 인사’로 교육부 장관에 적합한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박 부총리는 음주운전 사유 등 의혹과 관련해 최소한의 해명도 내놓지 않고 교육수장의 자리에 올랐다.

게다가 윤석열 대통령이 음주운전 전력자인 박 부총리 임명을 강행하며 건넨 덕담도 논란이 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박 부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며 “임명이 늦어져서 언론의, 또 야당의 공격을 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 소신껏 잘하라”는 말을 건넸다.

만취 음주운전 전력으로 야당과 언론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박 부총리에 대한 임명 강행도 모자라, 언론과 야당 탓을 하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논란이 야기된 것이다.

박 부총리는 2001년 12월 음주운전 적발 때 혈중알코올농도가 0.251%의 만취상태였다. 이는 당시의 면허취소 기준(0.1%)의 2.5배였다. 이듬해 2월 약식기소된 그는 벌금형 약식명령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같은 해 9월 벌금 250만원에 대한 선고유예 판결이 내려지며 처벌을 피했다. 특이한 점은 그해 음주운전으로 인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가 선고유예를 받은 비율은 전체 사건의 0.67%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또 최근엔 박 부총리가 서울대 공공성과관리연구센터장 재직 당시 조교에게 연구와 관련 없는 개인 연구실 청소를 시키는 등 갑질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임명 당일에도 박 부총리가 2019~2020년 조교들을 불러 온라인 ‘수업리뷰’를 검열했다는 추가 의혹이 나왔다. 잇따르는 제자들의 폭로에도 박 후보자는 “사실이 아니다”라는 태세를 고수하면서, 갑질 행위에 대한 책임을 센터 선임연구원에게 떠넘기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지명 철회를 요구해온 교육계는 박 부총리 임명을 두고 강하게 반발하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논평을 내 “교육계에 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여론과 백년대계 교육을 책임질 교육수장을 기대하는 교육계의 바람을 짓밟았다”며 “윤리 불감증의 당사자인 교육부 장관은 자질 논란으로 이미 지도력을 잃었으며 임명 강행은 교육 방향성 상실로 이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최근 전북교사노조는 박순애 교육부 장관 임명과 관련해 “교수 재직 시절 갑질 의혹을 비롯해 논문 중복게재 등 교육자로서의 자질을 의심케 하는 논란이 해명되지 않았다”면서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전북교사노조는 “특히 박장관의 음주운전 이력은 교육공무원 5대 비위 중 하나로 교원들은 징계를 받고 각종 승진이나 포상에서 제외되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만취 음주운전 이력을 가진 교육부장관 임명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직사회에 적용되는 법적·윤리적 잣대가 정작 교육부의 수장이 될 사람에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위배된다”면서 박순애 교육부 장관의 자진 사퇴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