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심상치 않다.

1월부터 5월까지 영암군 강우량은 161mm로 평년의 273mm보다 112mm가 적게 내려 ‘약한가뭄’ 단계로서 물이 매우 필요한 봄철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영암뿐만이 아니라 전남지역으로 확대해 보아도 누적 강수량(강우량+강설량) 역시 198mm로 평년의 373.1mm에 비해 53.1%에 그치고 있다.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올 4월까지 한 달 평균 15mm 안팎의 비가 내린 이후 5월 한 달 새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있다. 5월 한 달(1~29일) 평균 강수량이 1.9mm로, 예년 평균 113.9mm의 1.6%에 그친 것이다. 이는 1973년 기상 관측 이래 역대 최저 강수량으로 전남 전역이 기록적인 가뭄에 신음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0일에 겨우 내린 비도 찔끔 수준으로 해갈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농업용 저수지 담수율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밝힌 전남지역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7.6%로 예년 평균 67.6%에 비해 10% 가량 용수가 부족한 실정이다. 저수율이 20% 미만인 농업용 저수지도 25곳이나 된다. 이 때문에 가뭄피해가 심한 지역을 중심으로 하천에서 용수로로 직접 물을 공급하는 등의 세심한 지역별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영암군의 경우도 한국농어촌공사 영암지사에서 관리하고 있는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53.2%를 기록해 평년(74.7%) 대비 21.5%가량 용수가 부족한 상태이다. 저수율 40% 이하 저수지는 16개 정도로 전체 영암농어촌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의 8.5% 정도이다.

이에 대해 영암지역은 영산강을 인접하고 있어 전반적으로 농번기 농업용수 공급에 큰 차질이 없다는 게 공사 측 설명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저수율 40% 이하인 도갑저수지 등 일부 저수지에 대해서는 양수저류를 통한 저수지 물채우기, 양수장 및 간이양수기를 활용한 직접 급수 등 용수 공급대책을 실행 중”이라고 밝혔다.

농민들은 1년 농사를 좌우할 지금 이 시기에 안정적으로 용수공급을 받고 싶은 심정이다. 1년 농사를 그르칠까 봐 속은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특히 영산강과 인접하지 못하고 천수답이거나 관정조차 없는 농민들의 심정은 오죽하겠는가.

밭작물 상황도 다름이 없다.

이제 막 심은 고추, 고구마, 참깨 등 한창 물이 필요한 시기이지만 충분한 물을 공급해 주지 못한 탓에 성장도 느리고 일부 새싹들이 말라 버린 사례도 허다해지고 있다.

가뭄이 지속될 경우 수분 부족에 따라 감자, 마늘, 양파 등의 생육 악화는 생산량 감소로 이어진다. 건조한 조건일수록 해충밀도가 증가해 직접 피해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로 인한 2차 피해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영암군은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장기술 지원에 나서고 있다.

군은 가뭄피해 예방 대책으로 건조한 노지 포장은 스프링클러 또는 분수 호스를 이용해 10일 간격으로 10mm 내외 물주기를 실시하고 논에서 물대기가 가능한 곳은 가급적 적기 관수해야 한다고 한다.

또한 뿌리가 분포된 지면을 두껍게 복토하거나 볏짚, 비닐 등으로 피복해 수분 증발을 최소화해야 하고, 해충의 경우 진딧물, 응애, 총채벌레로 인해 바이러스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피해주를 제거하거나 적용약제를 살포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작물 파종은 가급적 비가 내린 후 실시해야 농작물 생육에 좋으며, 적기보다 늦게 파종할 경우 20~30% 정도 파종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당분간 비소식은 없는 상태다.

기상청은 예년 기상자료를 토대로 남부지방의 경우 이달 23~25일쯤 장마가 시작될 것으로 예측해 봄 가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광주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남도지방에 비가 약간 내렸지만 양이 많지 않아 해갈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은 비였고 올 들어 확실히 비가 적게 오고 있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장마철이 유일한 희망인데, 현재 일본 남쪽에 고기압이 버티고 있어 장미전선 북상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예보했다.

이에 영암군은 우선 가뭄으로 인한 농작물 고사와 모내기 차질로 입게 될 농민들의 피해를 계속해서 살피면서, 현장기술 지원은 물론 향후 이를 최소화할 보다 근본적이고 항구적인 대책을 강구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