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이 연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방선거 분위기가 한창 최고조를 달리는 중차대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대선 직후 만들어진 비상대책위원회는 당을 수습하긴커녕 오히려 내부 분란을 키우며 기존의 지지층마저도 큰 실망감과 피로감에 등을 돌리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물론 그 중심에는 윤호중·박지현 비대위원장이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은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지지하는 정당을 물었더니, 국민의힘이 43%, 민주당이 29%, 무당층이 23%, 정의당이 4%, 그외 정당 1%로 조사됐다고 20일 밝혔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11.3%)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 10%p 하락한 31%를 기록한 데 이어 기어이 30% 선까지 무너졌다. 지난 3월 대선 직전부터 5월 첫 주까지 양당 지지도는 비슷했으나 갑자기 큰 차이로 벌어진 것이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이라는 대형 컨벤션 효과로 인해 국민의힘 지지층이 많이 결집한 것으로도 해석되지만, 그에 반면 민주당은 기존 지지층마저 비대위에 실망하면서 여론조사에 응하지 않거나, 무당층으로 간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이 TBS교통방송 의뢰를 받아 지난 20~21일 서울에 사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2명에게 지지하는 정당을 물었더니 국민의힘 50.2%, 민주당 31.0%로 양 당간의 차이는 더 벌어지고 있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6%)


지난달 25일 공표된 여론조사(성인남녀 1005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6％)에선 국민의힘 38.7% 대 민주당 37.8%로 경합수준이었으나 큰 차이로 벌어진 것이다. 이처럼 여론조사 상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은 결집하는 반면, 민주당의 지지층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는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지 못하고 있는 데에는 윤호중·박지현 위원장의 행동과 발언들 때문이라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 후보 선출 과정에서 마구잡이 전략공천·컷오프로 인해 경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은 것은 물론, 당내 개혁에 대해선 어떠한 것도 진행한 일이 없어서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본인들의 행위에 대해선 일언반구 책임의 목소리마저 내고 있지 않다.

오히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서 나란히 앉아 서로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고, 신라호텔 만찬까지 참여하는 등 부적절한 처신을 보여왔다. 특히 윤호중 위원장은 김건희씨와 서로 활짝 웃으면서 대화하는 사진이 공개되며 큰 비난을 샀다.


박지현 위원장은 오로지 ‘사과 요구’와 ‘성적 담론’에만 매몰된 ‘내부총질’로 지지층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게 아니냐는 원성을 연일 듣고 있다. 그는 지난 두달여 동안 비대위원장직을 수행하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박주민 의원,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전 교수 부부 등에 잇따라 사과를 요구했으며, ‘검찰개혁’ 법안 통과를 위해 불가피하게 탈당한 민형배 의원마저 공개적으로 비난한 적도 있다.

특히 박 위원장은 최근 민보협(민주당보좌진협의회)과 함께 최강욱 의원의 ‘짤짤이’ 발언을 멋대로 성적 담론으로 해석, 악의적 여론몰이까지 주도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최강욱 의원을 덩달아 ‘매장’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지지층의 인내심도 결국 폭발한 모습이다.

지방선거의 경우 투표율이 60%를 넘기 쉽지 않아, 지지층을 투표소로 얼마나 데려오느냐가 승패의 관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호중·박지현 위원장은 여전히 자신들만의 정치를 하겠다는 행태들을 내보이며 핵심 지지층마저 등 돌리게 하는 행위와 발언들을 일삼고 있다.

게다가 지방선거 결과의 성패에 따라서는 이재명 상임고문이나 조국 전 장관, 당내 개혁 성향 의원들이나 지지층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최근 레거시 미디어들이 민주당 비대위, 특히 박지현 위원장을 오히려 감싸며 호위무사를 자처하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민주당과는 별개로 그들에게는 참으로 쓸모가 많은 모양새다.

등골이 서늘하고 숨이 막혀오는 기분이다. 민주당의 앞날은 시계 제로의 혼탁한 물길 속처럼 보인다. 잠시 걸음을 멈춰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