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득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장

전 국토면적의 2/3를 차지하는 산림은 목재와 수자원 그리고 바이오소재 등 식·약용자원을 공급해주고 수질 및 공기정화 그리고 기후 등 자연재해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하며, 인간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힐링의 장으로서 산림치유와 휴양 등 복지문화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보물숲이다.

최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탄소중립이 세계적 현안이 된 가운데 탄소흡수원인 나무와 숲이 가장 효율적인 탄소흡수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단순히 탄소중립은 탄소를 줄인다고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대기 중에 포함된 탄소까지 흡수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산림의 탄소흡수 역할이 중요하게 대두 되고 있다.

다량의 탄소가 저장된 목재를 이용해 집을 짓거나 가구 등 생활소품 또는 다양한 목재 대체제품을 실생활에서 이용했을 때 목재 수확시에는 탄소배출로 인정되지만, 목제품 부문의 신규 탄소저장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물질을 대체한 자원대체에 따른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목조주택 1동은 총 9t의 탄소를 저장하는 효과가 있다. 또 환경오염 물질을 활용한 제품을 같은 양의 목재로 대체했을 경우 목재에 비해 콘크리트는 6.6배, 철은 264배, 알루미늄은 796배의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일본의 우즈마일드 연구회의 2008년 연구결과 발표도 있었다.

지난 1973년 이후 정부의 1·2차 치산녹화10년 계획에 따라 연료림으로 벌거숭이가 된 산림에 대면적 조림을 통해 현재에 이르러 숲은 울창해져서 숲의 탄소저장량은 1990년대에 비해 약 4배 정도 증가 됐지만 숲의 노령화로 국내 산림의 탄소흡수량은 2000년대에 정점인 25억t에 이르다가 2010년 이후에 급격히 감소해 1990년대 말 수준인 20억t으로 급감하고 있어 노령목 갱신조림이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외국 사례의 경우 노령목이더라도 잘 관리된 숲은 탄소흡수능력이 급감하지 않으나 국내 사례의 경우에는 방치된 산림의 경우 탄소흡수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결과가 발표돼 논쟁이 된바 있다.

우리나라 산림은 수목의 나이가 30년생까지는 왕성한 생장을 보이다가 그 이후에는 현저히 둔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국내 산림의 66%가 31~50년생인 현재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는 치산녹화 성공 이후 30년 이상 후속세대 대면적 숲 조성이 매우 미미한 결과로 청년기숲이 거의 없어 ‘인구절벽’ 현상에 직면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 상태로 지속 되면 10%에 달하는 50년생 이상의 숲이 2050년에는 72%를 차지하게 된다는 국립산림과학원의 국내 산림의 영급별 면적변화 전망 보고서가 있어 학계에서는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러한 이유로는 최근 20년간 산림의 생장량 대비 총 임목생장량의 12%만 목재로 수확된바 있어 임목축적대비 목재생산량은 OECD 국가 29개국 중 27위에 속한다.

따라서 목재의 고부가 이용을 유도하는 실질적인 정부정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으로 현재는 수입에 의존하는 수입목재 이용률을 낮추기 위해서는 수입목재에 대한 관세율을 높이고 국산목재 활용증진을 위해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필요하며 더불어 벌채비용의 일부를 정부가 부담해주는 보조금 정책마련도 하나의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EU 27개국 중 산림의 나이 및 흡수량 분석결과 젊은 숲의 비율이 높고 나이든 노령숲의 비율은 점점 감소하는 안정적인 영급구조를 보이고 있어 나이든 숲이 많은 우리나라 숲의 연령분포를 효율적으로 개선해 나갈 정책 마련도 필요하다.

또한 숲을 가꾸지 않고 방치할 경우 나무 간 경쟁이 심화 돼 수목이 건강성을 잃어 탄소흡수 능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므로 어린숲 이외의 나이든 숲도 체계적인 숲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사유림에 대한 활발한 산림경영계획 수립을 통한 목재수확과 이용, 조림과 숲가꾸기 등 산림의 선순환 경영시 임업인에게 탄소적립제 등 포인트 제도를 마련해 현금화 할 수 있는 방안도 대책이 될 수 있으며 이와 연계해서 전방위적인 세제감면 혜택도 필요할 것이다 생각된다.

지금까지는 나이든 숲을 보유함으로써 그 가치가 증진된다고 알고 있었지만 탄소중립이 필요한 현 시대에는 벌채를 통해 목재를 수확하고 조림을 통해 생장이 활발한 젊은숲으로 전환해야 숲의 가치가 증진된다는 사실을 모두가 인지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지자체는 매년 일정량의 목재수확을 통해 나이 든 숲을 베어내고 신규조림해야 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산림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또 탄소저장고인 목제품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캐나다와 일본의 사례처럼 신규 공공건축물에 대해 실내외 목재이용률을 일정 비율로 법제화하는 조례 및 법률 제정 등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