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일 비상계엄령 선포 한 달여 만인 6일, 영암군민들이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 만료를 앞두고 마지막 촉구에 나섰다. 교보생명 건물 인근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구속 촛불집회’에는 추운 날씨에도 고등학생, 농민, 교육계 인사 등 각계각층 시민들이 참여해 즉각 체포를 촉구했다.

집회는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한 달여가 지났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민들의 염원을 담아 개최됐다. 권혁주 윤석열퇴진 영암행동집행위원장은 “12월 17일 탄핵 이후 20여 일이 지났음에도 윤석열은 여전히 관저에서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며 “법원의 체포영장도, 국민들의 염원도 무시한 채 경호처 직원들을 앞세워 관저에 숨어있는 상황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밝혔다.

집회는 최근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으로 시작해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당장 구속하라”, “내란 공범 국민의힘 즉각 해산하라”, “헌법 유린 내란 수괴 윤석열을 체포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서는 남태령 투쟁 경험담이 큰 주목을 받았다. 김봉식 쌀생산자협회 사무국장은 “농민들의 트랙터 상경 투쟁 당시 예상치 못했던 2030 청년들이 함께 해준 것이 큰 감동이었다”며 “젊은이들이 추위 속에서도 밤을 새워가며 농민들을 지켜준 연대의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김기준 전 전교조전남지부장은 현 사태의 뿌리를 역사적으로 분석했다. 그는 “서울대는 일제가 만든 경성제국대학이, 육사는 미군정이 만든 학교로, 외세에 의해 만들어진 특권의식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한남동에서 ‘키세스’ 투쟁을 벌이는 2030 여성들의 저항이 우리 사회의 새로운 희망”이라며 젊은 세대의 투쟁을 높이 평가했다.

최문수 군서면 주민은 “을사년인 120년 전 외교권을 빼앗겼던 역사적 상황과 현재가 다르지 않다”며 향후 과제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첫째, 윤석열 구속, 둘째,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셋째, 민주 세력에 의한 정권 교체와 내란 세력의 철저한 청산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사회 대개혁의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층의 참여도 돋보였다. 영암고등학교 2학년에 진학하는 정영광, 고광진, 김지우 학생은 자유발언을 통해 “국민을 힘들게 하는 윤석열은 퇴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의 참여는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시민행동이 세대를 넘어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집회는 윤석열 체포 퍼포먼스로 마무리됐다. 주최 측은 “비록 상징적인 퍼포먼스지만, 반드시 국민의 힘으로 윤석열을 체포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할 것”이라며 향후 지속적인 집회 개최를 예고했다.


아울러 이날 집회는 인근 상가들의 협조 속에 평화롭게 진행됐다. 메가커피 등 주변 상가들은 전기 사용을 허락하는 등 집회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다.

한편, 집회 다음날인 7일, 서울서부지법은 전날 자정부로 만료된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을 재발부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 효율성을 위해 경찰과 협조하여 체포영장 집행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