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층분석] 정례회 30개 안건으로 본 영암군 2026년 살림 방향 농림해양수산 –127억, 환경도 감소…문화·복지·교통·교육은 증액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
| 2025년 11월 21일(금) 11: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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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암군이 2026년도 예산안을 7,191억여 원 규모로 편성해 군의회 심사를 앞두고 있다. 제321회 영암군의회 제2차 정례회(11월 24일~12월 19일)에서는 이 예산안과 함께 조례안·동의안 등 30개 안건이 상정된다.
내년도 군 살림 방향과 행정조직 개편, 복지·에너지·환경·축제·시민사회 정책의 윤곽이 이번 회기에서 한꺼번에 논의될 전망이다.
예산 재편…농업·환경 줄고, 복지·관광·교통 늘어
7,191억 원 편성…증가폭은 1% 남짓
군이 제출한 2026년도 세입·세출 예산안은 총 7,191억 2,750만 8천 원이다. 올해보다 1.08% 늘어난 규모로, 큰 폭의 확장은 아니지만 분야별 비중에는 변화가 있다.
기능별로 보면 농림해양수산, 환경 분야는 줄고 일반행정·문화·복지·교통·교육 등은 늘어나는 구조다. 농림해양수산 예산은 1,673억 원으로 전년보다 127억 원(–7.09%) 감소했고, 환경 분야도 838억 원으로 30억 원가량(–3%대) 줄었다.
반면 일반공공행정은 396억 원으로 48억 원(13%대) 늘었고, 문화·관광은 445억 원으로 24억 원(5%대), 교통·물류는 225억 원으로 30억 원(15%대), 교육은 91억 원으로 14억 원(17%대) 증가했다. 사회복지도 1,606억 원으로 35억 원(2%대) 증액됐다.
농업 비중이 높은 영암의 특성상, 농림·환경 예산 감소와 복지·관광·교통·교육 분야 증가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문화관광재단 출연금 33.8억…7년 새 10배 이상
(재)영암문화관광재단 출연금 증액안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2026년 출연금은 33억 8,300만 원으로, 2025년 본예산(25억 8천여만 원)보다 약 8억 원(31%) 늘었다.
2018년 2억 5,500만 원 수준이던 출연금은 2025년 27억 4,000만 원, 2026년 33억 8,300만 원으로 7년 사이 10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8월 임시회에서는 구림한옥스테이 평균 가동률이 30%대에 그치고 있음에도 인건비 1억 6,000만 원을 추가 출연하는 안건이 통과되면서, 일부 의원들이 “방만 운영”과 “왕인축제 관련 의혹”을 거론하며 비판한 바 있다.
군은 신규 한옥스테이·체험시설 개관과 기찬랜드·캠핑장·트로트가요센터 등 기존 시설 운영비 증가를 증액 사유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정례회에서는 출연금 증액 필요성과 함께 재단 시설들의 실제 이용률, 자체 수익, 인력·인건비 구조 등이 함께 점검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생안정지원금 102억 4,240만 원…1인당 20만 원
‘영암군 민생안정지원금 지원 조례안’이 통과되면 군민에게 한시적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군이 제시한 예시는 1인당 20만 원 지급이다.
주민등록 인구와 일부 외국인을 포함해 약 5만 1,212명을 대상으로 1인 20만 원을 지급할 경우 총 102억 4,240만 원이 필요하다. 지원금은 영암사랑상품권 등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필요에 따라 현금·현물도 가능하도록 했다.
군은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로 인한 민생 위기 대응, 지역 내 소비 진작 효과를 취지로 내세우고 있다. 재정 여력과 향후 반복 가능성 등은 예산 심사 과정에서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예산안에는 군민 1인당 상·하반기 10만 원씩 연 20만 원을 지급하는 ‘영암형 농촌기본수당’ 53억 원도 포함됐다. 군은 이를 농촌 지역 군민의 기본 생활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노리는 핵심 사업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하고 있어, 민생안정지원금 조례안과 더불어 현금·지역화폐 지원 정책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도 함께 이뤄질 전망이다.
아울러 농업인 경영 안정을 위해 운용 중인 농업발전기금의 존속 기한을 2025년에서 2030년으로 5년 연장하는 ‘농업발전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향후 5년간 공유재산 취득·변경·처분 계획을 제시하는 ‘2026년~2030년도 중기공유재산관리계획(안)’도 예산·기금 운용 방향과 맞물려 심사될 예정이다.
축산과 신설·정원 재배치…구제역 이후 조직 손질
축산·유통 분리…21개 과 체제로
행정조직 개편의 골자는 농축산유통과를 둘로 나누는 것이다. ‘영암군 행정기구 설치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농축산유통과는 ‘축산과’와 ‘유통산업과’로 분리된다. 본청 과 단위 조직은 20개에서 21개로 늘어난다.
축산과는 축산정책, 가축방역, 동물복지 업무를 전담하고, 유통산업과는 농산물 유통·마케팅, 식품산업, 해양·수산 업무를 맡는다. 체육 업무도 조정된다. 공영개발사업단이 담당하던 스포츠시설 조성·관리, 군민회관 관리 업무를 인재육성체육과로 이관해 체육 행정의 일원화를 추진한다.
이번 개편은 올해 3월부터 7월까지 114일간 이어졌던 구제역 사태 이후 축산 방역 역량을 강화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전남 전체 구제역 19건 가운데 13건(68%)이 영암에서 발생했고, 27농가 677두가 도태되는 등 피해가 컸다. 군은 지난 8월 축산농가와 관계기관이 참여한 방역 평가 토론회를 열었고, 당시 대응 과정을 정리한 백서 발간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내년부터 축산·방역 전담 부서를 별도로 두는 조직개편을 추진하게 됐다.
정원 총수는 799명 유지…직급 구조 조정
‘영암군 지방공무원 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전체 정원을 799명으로 유지하면서 본청·사업소·직급별 정원을 조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본청 정원은 449명에서 450명으로 1명 늘고, 사업소 정원은 45명에서 44명으로 1명 줄어든다. 의회와 직속기관, 읍·면 정원은 변동이 없다.
직급별로는 5급, 6급, 7급, 8급 정원이 늘고 9급 정원은 줄어드는 구조다. 군은 조직 운영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한 인력 구성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공무원 복무 제도를 개정하는 ‘지방공무원 복무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도 상정됐다. 개정안에는 직원 생일이 속한 달에 특별휴가 1일을 부여하고, 장기재직휴가를 반드시 5일 이상 연속 사용하도록 했던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공직사회 일·생활 균형을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65세 이상 진료비 감면·출산장려·공동육아…생활 조례들
보건소·진료소 65세 이상 본인부담금 감면
보건·복지 분야에서는 ‘영암군 보건소·보건지소 및 보건진료소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주목된다. 개정안에는 보건소·보건지소·보건진료소를 이용하는 65세 이상 군민의 진료비와 수수료 중 본인부담금을 전액 감면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영암에서 노인층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몇 년간 보건기관 진료비 수입 규모를 고려할 때, 군은 본인부담금 감면으로 인한 재정 부담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제도 시행 후 이용량 변화와 진료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출산장려금 기준 정비·기저귀 지원 근거 마련
‘영암군 저출산 대책 및 출산장려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출산장려금 지급 기준을 세분화하고, 영아가정을 위한 기저귀 지원 사업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조문에는 출생 순위, 지원 대상, 소득 기준 등을 명확히 하는 한편, 기준 중위소득 일정 수준 이하 가구에 기저귀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책사업으로 명시했다. 현금(장려금)과 현물(기저귀)을 병행해 출산가정의 부담을 덜겠다는 취지다.
문화의집·공동육아·보호구역·주차…생활 SOC·교통약자 대책
지역 생활SOC 확충과 돌봄 인프라 관련 안건도 올라와 있다. 삼호문화의집 민간위탁 동의안은 현재 위탁운영 중인 삼호문화의집에 대해 2026년부터 3년간 재위탁을 추진하는 내용이다. 도서관, 평생학습, 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수탁기관 선정과 운영 평가가 주요 논의 대상이다.
영암군 공동육아나눔터 2호점 민간위탁 동의안은 삼호읍 가족센터 1층에 공동육아나눔터 2호점을 설치하고 5년간 위탁운영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아이 돌봄과 부모 교육, 공동육아 활동 지원 등이 목적이다.
‘영암군 어린이·노인 및 장애인 보호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은 스쿨존·실버존 등 보호구역 지정·관리의 기본 틀을 정하는 조례다. 5년 단위 기본계획과 연도별 시행계획 수립, 실태조사, 시설 설치·관리 등 군의 책무를 규정했다.
‘영암군 주차장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는 임산부, 영유아 동반자, 70세 이상 고령자 등이 이용할 수 있는 ‘가족배려주차구획’을 일정 규모 이상 공영·공공주차장에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장기기증자 주차요금 감경 기준 명문화 등이 포함돼 있다.
고향사랑기부금을 활용한 ‘기찬빨래방’과 ‘동네방네 기찬장터’ 사업도 지정기부 신규 사업으로 상정됐다. 기찬빨래방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이동세탁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고, 기찬장터는 교통이 불편한 마을을 찾아가 장터·금융·문화서비스를 결합해 제공하는 사업이다.
태양광·에너지 기본소득·수소경제…에너지·환경 조례 줄줄이 상정
도시계획 조례 개정…태양광 이격거리·리파워링 기준 정비
‘영암군 도시계획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에는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 기준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다. 일정 기간 이상 영암에 거주한 군민이나 마을 협동조합이 자기 토지에 설치하는 소규모 태양광 발전시설에 대해서는 주민 동의를 전제로 이격거리 예외를 인정하는 규정과, 기존 태양광 발전소를 같은 부지 안에서 설비 교체·보강하는 ‘리파워링’ 절차를 정비하는 내용이다. 군은 또한 성장관리계획구역 지정·변경 기준을 정리해 난개발 우려가 있는 지역에 대한 관리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개정안은 영암군이 추진 중인 대규모 태양광 발전사업 및 에너지 기본소득 구상과도 맞닿아 있다. 군은 지난 10월 군민 공청회에서 삼호·미암 간척지와 영암호 일대 2,310만㎡에 3조 5,000억 원 규모의 민간자본을 투입해 2,027MW 태양광 발전단지를 조성하고, 2030년부터 전 군민에게 연 25만 원(월 2만 원) 수준의 에너지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전에 실시된 입법예고 기간에는 주민이 서명한 의견서와 농민단체의 반대 의견서를 포함해 총 182건이 접수되는 등, 이격거리 완화 방안을 둘러싼 관심과 우려가 함께 제기됐다. 공청회에서도 송전망 부족, 농업진흥구역 내 농지 전용, 삼호·미암 간척지 임차농 생계 대책, 특정 지역 이격거리 완화에 대한 형평성 문제 등이 지적됐다. 이번 정례회에서 태양광 관련 조례안이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지 주목된다.
신재생에너지 이익공유·수소경제 육성 조례도 심사
‘영암군 신재생에너지 군민참여 및 개발이익 공유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사업에서 군민 참여 방식과 개발이익 공유 구조를 구체화하는 내용이다. 군민 지분 참여, REC(공급인증서) 가중치 수익, 전력판매계약(PPA) 수익 등을 통해 군민과 지역에 이익이 돌아가도록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취지다.
‘영암군 수소경제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수소도시 조성과 수소충전소·수소차 보급, 수소 안전관리, 인력 양성 등을 포괄하는 기본 조례다. 대불산단 RE100 전환, HD현대삼호 조선소의 RE100 수요, 수소여객선 사업 등과 연계될 수 있는 상위 계획의 틀에 해당한다.
환경·농업 영역에서는 ‘영암군 영산강 살리기 운동 지원 조례안’과 ‘영암군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등 피해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상정됐다. 영산강 살리기 조례안은 물환경 보전·감시 활동을 하는 주민·단체를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수질·생태·문화·교육 사업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마련한다.
야생동물 피해 지원 조례 개정안은 멧돼지 포획 보상금을 마리당 3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고라니는 3만 원에서 5만 원으로 인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포획 참여를 독려하려는 조치로, 실제 피해 감소 효과와 예산 소요는 제도 시행 이후 지켜볼 과제다.
축제·사회단체·적십자·위령사업…시민사회와 기억에 관한 조례 개정
축제와 사회단체, 봉사조직 지원, 과거사 위령사업 관련 조례도 이번 회기에서 손질된다.
‘영암군 향토축제 운영 및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축제추진위원회의 기능을 ‘자문 또는 심의·의결’로 명확히 하고, 위원 연임을 1회로 제한하며, 제척·기피·회피 규정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축제 예산 심의·의결과 집행 역할을 분리하고, 이해충돌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축제 평가 결과를 다음 해 예산지원에 반영하도록 하는 조항도 있어, 축제 성과와 지원 규모의 연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영암군 사회단체협의회 지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지원 대상 사업을 별표로 구체화해 군수 재량을 줄이고, 군정 시책·지역복지·지역경제 활성화·환경보호·지역사회 화합 등 지원 가능한 분야를 명시하는 내용이다. 대한적십자봉사회 활동 지원 조례안은 적십자봉사회의 재난구호·취약계층 지원·안전교육 활동을 지원할 근거를 마련하는 조례다.
‘영암군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은 조례의 대상과 명칭을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에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쟁 전후 시기의 민간인 희생자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상위법과 전남도 조례 개정 사항을 반영한 것이다.
‘영암군 전통 천연염색 전시체험관 민간위탁 보고의 건’은 군서면 전통 천연염색 전시체험관 위탁운영 현황과 향후 재위탁 계획을 의회에 보고하는 내용이다. 현재 위탁기관 운영 실적과 프로그램, 관광객 유입 효과 등을 점검하고 다음 수탁기관 선정 방향을 논의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번 정례회에서 다뤄지는 30개 안건에는 내년도 예산과 기금, 행정조직과 공무원 제도, 보건·출산·돌봄·교통약자 지원, 재생에너지·수소경제·환경·농업, 축제·사회단체·위령사업 등 영암군정 전반이 폭넓게 담겨 있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