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보] 영암 도포 한우농장서 구제역 발생…전남 사상 첫 확진

국내 1년 10개월만에 발생
전남 청정지역 지위 상실
방역대 8천여두 백신접종 완료
전남산 한우 수출 즉시 중단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5년 03월 17일(월) 10:47

1년 10개월만에 구제역이 영암군에서 발생해 긴급 살처분과 이동제한 조치가 실시됐다. 과거 1934년 국내 첫 구제역 발생 이후 전남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확인된 사례다.

지난 14일 농림축산검역본부와 전라남도에 따르면 영암군 도포면의 한 한우농장에서 사육 중인 소가 구제역에 감염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해당 농장주는 13일 소들이 침을 흘리는 등의 임상증상을 발견하고 방역당국에 신고했으며, 14일 오전 정밀검사 결과 구제역 양성으로 확진됐다.

해당 농장에서는 당초 보고된 162마리보다 많은 184두의 한우가 사육 중인 것으로 확인됐으며, 모든 한우는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예방적 살처분 조치됐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는 14일 긴급재난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우제류(소·돼지·염소·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 농가에서는 구제역이 수평 전파되지 않도록 축산농가와 차량, 인근 도로 등 위험 요소에 철저히 소독을 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방역당국은 발생농장 반경 3km 이내를 방역지역으로 설정해 이동제한과 소독, 예찰을 강화했다. 또한 영암과 인접한 목포·나주·화순·장흥·강진·해남·무안 7개 시·군의 구제역 위기 경보를 ‘관심’에서 ‘심각’으로 상향했으며, 나머지 지역은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우제류 농장, 관련 종사자와 차량 등에 대해서는 지난 16일 오전 8시까지 48시간 동안 일시이동중지 명령이 발효됐다.

이동중지 명령과 함께 이번 발생으로 인한 국제적 영향도 나타났다. 발생농장이 위치한 전남지역 한우의 홍콩, 캄보디아, 마카오,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등 5개국 수출이 즉시 중단됐다. 다만 세계무역기구(WTO) 지역화 협정 원칙에 따라 전남 이외 지역에서 사육·도축한 한우는 홍콩, 마카오, 말레이시아, UAE 4개국에 계속 수출이 가능하다.

영암군은 24시간 ‘구제역 방역 비상대책상황실’을 가동하고 있다. 한우 184두에 대한 살처분을 완료했으며, 사체 처리 작업(렌더링)은 15일 저녁에 마무리됐다.

당초 4곳에 설치 예정이던 통제초소는 10곳으로 확대하고 공직자를 투입해 24시간 운영 체제로 전환했다. 공동방제단 99개단과 소독차량 9대를 동원해 1,500리터의 소독약품으로 발생지 주변 도로를 집중 소독하고 있다.

방역대 한우 109농가 8,628두에 대한 백신접종은 15일 오전에 완료했으며, 영암군 전역의 우제류는 오는 24일까지 접종을 마칠 계획이다. 당초 4월 예정이던 구제역 일제접종도 이달로 앞당겨 실시하고 있다.

이승준 영암군 농축산유통과장은 “지역사회 자원을 총동원해 구제역 발생 피해를 최소화하고, 질병의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축산농가는 의심 증상 발견 시 즉시 신고하고 자가 소독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영암군은 축산농가와 1:1 전담공무원 제도를 운영해 136개 축산농가에 대한 전화 예찰을 실시하고 있다. 의심 신고가 접수되면 즉시 전남동물위생시험소에 통보해 항원항체 반응 검사가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구제역은 소, 돼지, 염소,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우제류에 감염되는 전염성이 강한 제1종 법정가축전염병이다. 가축의 입술과 혀에 물집이 생기며 급격한 체온 상승 및 식욕 저하가 특징이며, 직접 접촉은 물론 공기를 통해서도 수십 km까지 전파될 수 있어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2023년 5월 18일 충북 청주에서 마지막으로 발생한 이후 약 1년 10개월 만에 재발했다. 구제역은 2000년부터 2023년까지 전국 13개 시·도에서 총 435건이 발생했으며, 축종별로는 소 153건, 돼지 280건, 염소 2건으로 집계됐다.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이 기사는 영암열린신문 홈페이지(openmedia.co.kr)에서 프린트 되었습니다.

URL : http://www.openmedia.co.kr/article.php?aid=3136654090
프린트 시간 : 2025년 04월 17일 20: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