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가격 상승에 따른 한우농가 생산비 절감 방안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2년 09월 23일(금) 11:39

김성진 전남도 축산자원팀장

사료가격이 크게 올랐다. 지난해 1㎏에 410원하던 한우사료가 현재는 620원에 판매되고 있다. 51%나 상승한 것이다. 사료비는 축산물 생산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 생산비 증가로 인해 한우농가의 실질 소득은 얼마 되지 않는다. 현재는 한우 산지가격이 생산비보다 높게 형성돼 그나마 다행이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사료가격이 더 오르거나 한우 산지가격이 떨어지면 많은 농가에서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같은 곡물 주요생산국에서 전쟁이 일어나거나 극심한 가뭄·홍수·폭설 등으로 인한 사료가격 상승은 앞으로 더욱 빈번해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한우농가에서는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절실히 필요할 때다.

한우농가에서 사료가격 상승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료비를 절감해야 한다. 사료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는 배합사료 공장에서 만들어진 사료를 구입하기 보다는 농가에서 사료 원료를 구입해 자가 사료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옥수수와 맥주박, 미생물 등을 구입해 배합, 발효 등의 단계를 거쳐 자기만의 사료를 만들어 먹일 경우 사료비의 20% 정도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사육기간을 단축시키는 방법도 있다. 사료에 미생물을 첨가해 먹일 경우 사료효율이 좋아져 출하일령을 2∼3개월 까지 앞당길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개량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한우 개량에 있어 자연종부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연종부로 인해 질병전파, 증체율 저하 등의 악영향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좋은 송아지는 가축시장에서 일반 송아지보다 40만∼50만원 정도 더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둘째는 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축사시설을 현대화하고 자동화해 최소한의 인력으로 한우를 사육해야 한다. 분뇨처리, 환기, 예방접종, 질병치료 등을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시설과 장비를 개선해야 한다. 축사에 자동 목걸림 장치를 설치해 예방접종시 이용하는 방법이야말로 좋은 사례일 것이다. 전남도에서는 축사시설과 장비 개선을 위해 축사시설 현대화 사업과 녹색축산육성기금을 조성해 매년 200여 한우농가에게 지원하고 있다. 한우농가에서 시설개선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사업비를 신청하면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악취발생을 최소화시켜 폐사율을 낮춰야 한다. 축사 바닥은 언제나 건조한 상태가 유지 되도록 하고, 퇴비사는 밀폐해 악취가 외부로 나가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악취로 인한 열악한 환경여건으로 송아지가 폐사하고 증체가 지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셋째는 철저한 기록과 분석을 통한 농장경영이 필요하다. 농장을 운영하는 경우는 많아도 경영하는 농가는 드물다는 말이 있다. 농장을 운영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주먹구구식 농장으로, 앞으로 남고 뒤로 믿지는 농장이다. 반대로, 경영하는 농장은 기록하고 분석하여 수익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농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농장을 경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기록하고 그 기록을 분석해야 한다. 사료와 약품 구입, 분뇨처리, 출하일령, 출하체중 등 농장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을 기록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기록을 그 이전 년도 또는 다른 농장과 비교해 미흡한 부분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

전남도는 사료가격 상승으로 인한 한우농가의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료구매자금과 톱밥구입비 등 다양한 사업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악취저감을 위해 미생물제를 지원하고, 한우 증체율 향상을 위해 사료효율개선제 지원도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우농가에게는 질병발생, 한우 산지가격하락, 재해 등 많은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를 미리 대비해 나간다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고, 위기를 극복한 자만이 기회가 주어진다는 진리를 늘 가슴에 새겼으면 좋겠다. 세계최고의 쇠고기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으로 오늘도 힘차게 나아갔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