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이 살아야 우리도 잘 살 수 있다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2년 07월 15일(금) 11:12

오득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장

무더위 여름 갈증해소를 위해 달콤한 아이스 꿀물 한잔 어떤가요? 그런데 이렇게 맛좋은 꿀을 만들어 주는 꿀벌이 점점 지구상에서 사라져가고 있다는 소식에 걱정이 앞선다. 천재과학자 아인슈타인은 생전에 “꿀벌이 사라지면 식물이 멸종하고 곧이어 인류도 4년이내 멸망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렇다면 꿀벌과 인류는 어떤관계가 있을까? 꿀벌이 줄어들면 어떻게 될까? 의문을 가져보지 않을수 없다. 꿀벌이 줄어들면 단순히 꿀만 못먹는 것이 아니다. 다른작물의 수확량도 줄어드는데 그 이유는 과실의 열매를 맺기 위한 꽃가루 수정에 대부분 곤충의 역할이 큰데 꿀벌이 지구상 없어진다면 당장 먹을 음식이 없어져 전지구가 식량난에 허덕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정책브리핑에 따르면 세계식량의 63%가 꿀벌의 수분작용을 통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고 하니 꿀벌이 지구생태계와 인간에 미치는 영향은 당연 크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에 의하면 2009년 38만 마리였던 꿀벌이 2019년에 13만 마리로 10년새 66%가 죽고 지금은 34%만 생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꿀벌의 천적인 장수말벌이나 외래종 등검은 말벌 개체수가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더 큰 원인은 ‘이상기후’ 때문이라고 다들 말하고 있다. 꿀벌은 온도에 민감한 변온동물인데 지구온난화가 가속화 되면서 대부분의 에너지를 열을 식히는데 사용해 산란과 채집을 위한 활동이 감소돼 개체수도 점점 들어들게 되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당장 우리 인간이 해야할 일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해 이상기후의 주요 원인인 온실가스 감축에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 이와 동시에 밀원숲 조성을 통해 꿀벌생태계 조성에 사회적 관심과 국민적 참여, 그리고 정부의 정책이 동시에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밀원수는 꿀벌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나무로 지역 환경에 적합한 밀원숲 조성을 체계적으로 해나가야 할 것이다.

이에 전남도에서는 지난 2021년 제2차 밀원숲조성 5개년 계획을 수립해 63개 밀원마을 301㏊를 조성하고 공유림내 대규모 밀원단지는 49개소, 278㏊ 조성을 목표로 탄소중립 나무심기와 연계해서 아까시, 동백, 헛개, 쉬나무 등 우수 밀원수종 식재를 적극 권장해나가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밀원자원 조성을 통해 전남지역 양봉산업 기반확대는 물론 꿀벌 생태계를 회복하고 생활권중심 대규모 경관 밀원단지 조성을 통해 개화기간에는 지역축제를 열어 산림생태관광으로도 발전시켜 나갈수 있을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는 밀원수종으로 벌꿀생산량의 75%를 차지하는 아까시나무를 주 수종으로 활용해왔다. 그러나 아까시나무의 노화, 황화현상 등 쇠퇴가 일어나고 있고 기후변화로 인해 꽃피는 시기가 변화되면서 개화기간이 갈수로 짧아지고 전국이 동시에 피는 등 개화교란 현상으로 인해 이동양봉이 어렵게 됐다. 따라서 개화기간이 긴 아까시나무 품종 육성이 시급할 뿐만아니라 아까시꽃이 지고 나면 곧바로 피는 대체 밀원수종 발굴이 필요하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2020년 8월 28일자로 양봉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관한 법률을 시행해 양봉농가 등록을 의무화하고. 법 제10조에 따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국공유림을 조성하거나 국공유림의 수종을 갱신할 경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서 밀원식물 확충에 노력해야 한다고 입법화 했다.

양봉은 농림축산식품부 소속업무이고 밀원수종 식재는 산림청 소속 업무이지만 부처간 협업을 통해 경제적 가치가 약 6조 원 수준에 이르는 꿀벌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 할 수 있도록 적극행정을 모색해나가야 한다. 벌꿀은 고급 감미료 일뿐만아니라 기능성 제품원료로 로얄젤리, 프로폴리스, 봉독, 항산화제 등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국내 양봉군수는 매년 평균 8%, 사육가구수는 6%씩 증가하는데 반해, 꿀 생산량은 지속 감소 추세로 밀원수 부족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도는 지역 기후에 맞는 밀원수 적정수종 선발과 식재방법에 관한 연구를 위해 국립산림과학원과 공동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문제는 아무리 좋은 밀원수가 선발됐더라도 묘목생산을 통한 양묘체계화가 급선무라는 것이다.

이에 전남산림자원연구소는 국립산림과학원 연구결과를 토대로 ㏊당 꿀생산량이 높은 밀원수 6수종을 육성하고 현장 실증연구를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이는 쉬나무(400㎏), 헛개나무(301㎏), 광나무(146㎏), 이나무(128㎏), 아왜나무(110㎏), 꽝꽝나무(107㎏)이다. 앞으로 이들 수종에 대해 기존 아까시나무와 꿀생산량을 비교하고 기능성 분석을 통해 비교우위성을 찾아내 우리 전남을 대표하는 브랜드꿀로 육성해나갈 방침이다.

▲ 아까시나무 꽃에서 꿀을 채취하는 꿀벌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