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내 주변의 숲을 더하고 가꾸는 일부터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2년 06월 10일(금) 10:41

김재광 전남도 산림보전과장

유난히 크고 작은 산불이 많았던 봄이 지나갔다. 산불을 예방하고 진화활동에 나서야 하는 산림공무원들 사이에서는‘아까시나무꽃이 피어야 산불이 끝난다’는 얘기가 오래전부터 내려왔다.

하지만 최근의 산불발생 추이를 보면 이러한 공식은 깨졌고, 연중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서도 겨울철 눈 쌓이는 것을 보기 어렵고, 건조일수가 늘어나면서 초여름에도 산불이 종종 발생되고 있다. 또 여름철 집중폭우는 산사태를 일으켜 소중한 인명과 재산피해가 늘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도 35개소에서 산사태가 발생됐다. 미국선녀벌레, 매미나방 등 외래산림병해충도 심해지고 있다. 이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때문이다.

5월 2~6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제15차 세계산림총회에서는 50명의 전 세계 장차관급 고위인사가 참여해 ‘서울 산림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에는 산림분야가 당장 실천해야 주요과제로 정치적, 사회적 경계를 뛰어넘어 숲의 범지구적 통합관리를 강조하고, 녹색금융체계 필요성과 순환형 바이오경제와 기후중립을 위해 지속가능하게 생산한 목재의 활용, 혁신적인 과학기술을 접목한 효율적인 산림관리 등 6개의 주요과제를 선정했다.

이에 앞서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는 지구의 숲 복원이 기후 변화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며, 숲이 인간 활동으로 배출되는 탄소의 3분의 2를 포획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발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는 피할수 없는 현실이지만, 숲이 기후변화를 완화하고 인간이 기후위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완충 역할을 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며 ‘기후위기 시대 숲의 중요성과 역할’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숲의 가치

지구의 산림면적은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지구전체 광합성의 65%이상을 담당한다. 급속한 산업화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를 앞당겼다. 이에 따라 연중 산불이 발생하고, 발생되는 산불과 산사태도 점점 대형화되고 지역경제마저 망가뜨리고 있다. 숲을 잘 보존하고 가꿔야 자연재해도 줄이고 기후변화를 늦출 수 있다.

도심지역에 조성한 숲은 한 낮의 온도를 7℃까지 낮춰주고 습도를 23% 높이는 효과가 있다. 백합나무 한그루는 연간 39.6㎏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연구에 의하면 30m의 수고를 가진 활엽수는 약 20만 개의 잎을 가지고 있고 생리적 현상이 왕성한 때에는 약 42㎥의 물을 한 계절에 토양으로부터 흡수해 공기 중으로 내뿜는다고 한다. 이것은 12개의 방을 식힐 수 있는 에어컨과 같은 나무의 능력을 보여준다.

전남도는 매년 1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목표를 정하고 산림과 생활권, 섬지역 등에 촘촘하게 숲을 조성해 가고 있다. 단순하게 숲만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 관광자원으로서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소득원이 될 수 있도록 밀원숲과 동백숲, 대나무 숲 등 지역에 적합한 숲을 만들어가고 있다.

더불어 생활환경을 목재로 바꿔 탄소중립을 이행하기 위해 목재산업단지와 목재친화도시 조성, 어린이집의 실내공간을 목재로 개선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산림경영활동과 각종 개발과정에서 발생되는 나뭇가지, 잎 등 산림부산물을 자원화하기 위해 지난 1월 ‘전남도 산림부산물활용촉진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신재생에너지 원료와 축산농가 깔개 공급 등 관련산업의 육성에도 나서고 있다.

기후위기시대,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만의 일이 아니다. 미래 후손들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집주변과 마을의 자투리 공간, 산과 연접된 유휴토지, 하천변, 섬지역, 건물옥상 등 숲을 조성할 수 있는 공간은 많다. 내 주변의 작은 공간부터 쾌적하고 매력있는 숲을 만들고 가꿔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