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성장애인 홈헬퍼 서비스가 주목받는 이유 영암열린신문 opennews@openmedia.co.kr

2022년 04월 08일(금) 15:04

문애준 전남여성장애인연대 대표

여성에게 모성 경험은 삶을 살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하나의 과정으로 볼 수 있고, 이러한 모성경험의 욕구는 여성장애인이라고 하여 전혀 다르지 않다.

모성 경험은 성인 여성의 생애사에서 중요한 발달 과업 중 하나이며, 여성이 여성으로서 혹은 성인으로서 자신을 규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성장애인은 여성과 장애라는 중첩된 차별로 인해 임신·출산·양육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회적 인식과 사회 환경의 물리적 접근의 어려움으로 재생산의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장애가 자녀에게 유전될 수 있고, 임신과 출산의 경험이 장애를 악화시킬 수 있을 것이며, 장애로 인해 자녀를 혼자서 키우기 어려울 것이라는 사회적 통념까지 가세해 결국 여성장애인은 결혼이나 임신을 스스로 포기하거나 주변으로부터 권유 혹은 강제되고 있다.

여성장애인의 재생산권은 우리 사회에 살아가면서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는 권리로서 인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선택의 자유와 사회적으로 모성과 양육에 대한 지원과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제반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

전남도 장애인은 2021년 12월말 기준으로 13만9868명이며, 이 가운데 여성 장애인은 전체의 46.7%인 6만5252명이다.

신체적 어려움으로 상시적인 도움이 필요한 여성장애인 가정에 전문교육을 받은 홈헬퍼가 직접 찾아가 임신 단계부터 출산, 육아, 양육 전반을 도와주는 ‘여성장애인 홈헬퍼 사업’을 전남도가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여성장애인이 엄마와 자녀를 동시에 지원하는 유일한 서비스로, 여성장애인들의 자녀 양육과 가사활동 부담을 덜어주고 임신 기간 중 유의해야 할 점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산모와 함께 산부인과에 동행하는 서비스 지원과 더불어 출산 후에는 산후조리는 물론, 자녀 양육법을 알려 주고 자녀 학습과 가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2019년 26가구, 2020년 27가구, 2021년 38가구로 총 91가구에 홈헬퍼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지난해부터 서비스 대상자를 장애 정도가 심한 남성 장애인 가정까지 확대해 홈헬퍼를 파견·지원하고 있다.

신생아 양육유형에 따라 최대 월 120시간 서비스를 하고, 특히 장애 정도가 심한 여성장애인, 다자녀, 부부 장애인은 월 10시간 추가 제공도 가능하다. 응급상황 발생시 등 수행기관 판단하에 하루 최대 8시간을 제공할 수 있다.

목포시의 경우 전남여성장애인연대에서 수탁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홈헬퍼 서비스를 제공받는 이용자가 2022년 현재 여성장애인 5명(지적여성장애인 4명, 지체여성장애인 1명), 남성장애인 1명(뇌병변장애인)으로 총 6명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특히 영·유아기 자녀를 둔 지적 여성장애인의 경우에 양육 정보 등이 부족해 방임·방치 가능성이 높은데 홈헬퍼 서비스 제공으로 안정적으로 자녀를 양육할 수 있는 점은 큰 성과라고 보여진다.

여성장애인은 가부장적인 사회속에서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함에 있어, 장애로 인해 많은 제약이 따른다. 가정에서 엄마로서의 역할, 아내와 며느리로서의 역할, 그리고 사회에서의 다양한 역할들이 생애주기별로 따르기 때문에 ‘여성장애인 홈헬퍼 사업’을 제공함으로써 여성장애인들의 삶의 질 향상과 사회참여를 유도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홈헬퍼 서비스 사업은 임신·출산·양육과 관련한 서비스를 제공해 신체적·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장애인이 부모로서의 권리를 보장받고, 더 나아가 그 자녀의 권리까지 보장되기 때문에 전남 여성장애인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