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경선’ 우승희 영암군수, 항소심서 벌금 90만원…군수직 유지 1심과 동일 벌금 90만원, 원심 파기 후 선고 SNS 통한 이중투표 권유 유죄, 전화 권유는 무죄 재경선 거쳐 당선, 선거 결과 영향 없음 참작돼 아내·선거 관계자도 벌금형, 다른 3명은 무죄 공직선거법 위반 인정, 향후 정치적 부담 예상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4년 09월 26일(목) 18:31

우승희 영암군수가 2022년 지방선거 당내 경선 과정에서의 불법 행위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항소심에서 1심과 동일한 벌금 9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로써 우 군수는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면해 군수직을 유지하게 됐다.

광주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박정훈 부장판사)는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우승희 군수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우 군수의 배우자와 선거사무소 관계자에게도 각각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으며, 다른 피고인 1명에게는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다. 나머지 3명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우 군수는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더불어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권리당원들에게 이중투표를 권유하고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구체적으로 단체대화방과 문자메시지(카드뉴스) 등을 통해 이를 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소지 허위 기재, 부적격 당원 가입, SNS 단체 대화방에서의 불법 선거운동 조장 등의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우 군수가 권리당원 1명에게 전화로 이중투표를 권유한 혐의와 SNS 단톡방을 통한 이중투표 권유 공모 혐의를 인정해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전화 이중투표 권유 혐의에 대해 관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으나, SNS 단톡방 관련 공모 혐의는 여전히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내 경선 여론조사 과정에서 거짓 응답을 유도해 국민 의사를 왜곡하고 민주적 정당성과 소속 정당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당내 재경선을 통해 별개의 절차로 선출돼 영암군수 후보자로 최종 선출됐고, 결과적으로 경선이나 선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판결 직후 우 군수는 “군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군정과 영암 발전에만 매진하겠다”며 “현재로서는 상고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직위를 잃게 된다. 이번 판결로 우 군수는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면했지만, 동시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재차 인정된 만큼 향후 정치적 부담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1심과 동일한 벌금 90만 원이 선고되었음에도 재판부가 원심을 파기한 것은 일부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이 1심과 달라졌기 때문이다. 항소심은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던 ‘전화를 통한 이중투표 권유’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SNS 단톡방을 통한 이중투표 권유 공모 혐의는 여전히 유죄로 인정했다.

또한 1심과 달리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 판단이 내려졌음에도 형량이 유지된 점은 재판부가 여전히 유죄로 인정된 혐의(SNS 단톡방 관련 공모)의 죄질을 중하게 보았거나, 정상참작 사유들을 다르게 판단한 결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