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 이야기 몰라도 상관없는 이야기 선호성 기자 opennews@openmedia.co.kr

2021년 12월 10일(금) 16:52

달걀, 말 그대로 닭이 낳은 알이다. 한자어가 계란인데 달걀과 같이 복수 표준어다. (참고로 북한에서는 닭알이라 쓰고 달갈로 읽는다고 한다.) 예로부터 닭이 날지 못하게 되고 인간에게 사육된 순간부터 달걀은 신이 내린 축복이었으니...

우리나라 사람은 1년에 대략 계란 29판 정도를 소비한다고 한다.(계란프라이, 계란말이 말고도 빵, 피자, 과자 등에 들어가는 계란 모두 포함해서) 멕시코나 페루에서는 우리나라의 두 배 정도를 섭취하고 자메이카처럼 거의 안 먹는 나라도 있다.

흰자와 노른자는 다르다

완전식품으로서 영양성분이 풍부한 식재료들이 흔히 계란의 영양성분들과 강제 비교를 당한다. 수분 75%, 지방 11%, 단백질 11%, 탄수화물 1% 내외이며 알부민을 포함해 피로 회복 및 세포 생성에 큰 도움을 준다. 거의 모든 아미노산을 가지고 있어 완전식품으로 불리지만, 난황에 포함된 황(S) 성분이 장내 가스를 유발하기에 방귀 냄새의 주원인이 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계란 흰자는 근육을 만드는 데 가장 효과적인 완전단백질이 함유되어 있어서 예로부터 보디빌더들에겐 최고의 인기 식품. 보디빌더들은 하루에도 수십 개 분의 계란 흰자를 먹어치운다.

노른자에는 지방이 좀 있긴 하지만 각종 영양소는 흰자보다 훨씬 풍부하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노른자가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고 하는데 과거에는 노른자의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다 하여 기피 식품으로도 여기었으나, 최근에 와선 각종 연구를 통해 이런 인식이 많이 사라졌다. 무엇보다도 모든 음식 중에서 뇌세포 생성에 가장 좋은 식품으로 인정받고 있어서 수험생에게도 무척 좋은 음식이다. 또한 노른자에는 바이오틴이란 비타민이 풍부해 탈모 예방 및 근육통 완화에도 도움을 주고, 마니오닌이란 성분이 들어있어 숙취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이때는 덜 익힌 상태나 날계란으로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참고로 노른자 색이 진할수록 좋다고 한다는 속설이 있으나 노른자 색은 닭이 먹은 사료에 따라 색이 바뀌므로 영양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특란? 왕란? 대란?

특란은 특별한 굉장히 좋은 달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알아보니 그저 크기에 따른, 왕란과 대란 사이의 구별 등급이었을 뿐이었다.(왕란>특란>대란>중란>소란. 나만 몰랐나)

기본적으로 작은 계란이 비교적 어린 닭이 낳을 가능성이 높아 더 신선하거나 맛이 좋을 가능성이 좋지만, 사실 일반 소매 시장에서는 중란 이하는 보기 힘들며, 요리의 편의성 때문인지 작은 것보다는 큰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국내에서는 특란의 유통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대란, 왕란, 중란, 소란 순이다.

계란 크기가 다른 이유는 닭의 연령과 산란양 때문인데, 어린 암탉이 초반에 낳는 알은 크기가 작다. 덩치도 완전히 다 큰 암탉보다 작기도 하고 생식기가 성숙해 늘어난 상태도 아니라서 그만큼 크기가 작은 알이 만들어진다. 이후 점점 덩치도 커지고 생식기도 알을 낳으며 늘어난다. 즉 특란이나 왕란들은 나이든 덩치 큰 산란계가 낳은 알이다. 영양상의 차이는 거의 없고 알이 커질수록 흰자의 비율이 조금 더 늘어나는 정도라고 한다.

외쿡은 흰색, 토종은 갈색??

알껍데기가 흰색이 있고 갈색이 있다. 국내에서는 소비자들이 갈색 계란을 선호하므로 여간해서는 흰색 계란을 보기 힘들다. 국내 생산 계란의 1%만이 흰 계란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흰색 계란을 선호하는데, 불빛에 비춰서 내부를 검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실 80년대까지만 해도 흰색 계란이 대세였으나 90년도 이후부터 갈색 계란이 비중을 높이기 시작하더니 흰색 계란이 맛이 없다거나 영양가가 떨어진다든지, 갈색 계란은 토종닭이 낳은 거지만 흰 계란은 외래종이 낳은 거라는 등의 헛소문까지 퍼지면서 결국 지금 나오는 계란은 99% 갈색 계란이다. 알 공예를 하거나 부활절 때 쓰기 위해 흰색 계란이 소수 생산되기는 한다.

흰색 계란이 없어진 요인은 국내 닭 농가에서 흰색 계란을 낳는 품종인 레그혼을 키우는 농가가 거의 없어진 탓도 있다. 갈색 계란은 닭의 품종 중 로드 아일랜드 레드와 뉴햄프셔의 교배종에서 생산되는데, 이는 계란만을 주로 생산하는 용도의 레그혼 종과는 달리 이 교배종이 계란, 고기를 모두 얻을 수 있는 난육겸종인 까닭에 농가에서 높은 생산력을 이유로 선호하기 때문이다. 반면 레그혼은 체구가 작아 사료를 적게 먹어서 배설물 등의 축산 폐기물도 적게 발생하고 가격도 싸다고 한다.

참고로 흰 계란과 갈색 계란의 맛과 영양학적 차이는 개인적 주장만 있을 뿐 객관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다.

그밖에 청란이라는 것도 있는데 이는 일반 닭이 낳은 알이 아닌 청계가 낳는 알로, 말 그대로 껍데기에 푸른 빛이 돈다. 외관상으로는 껍데기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가격은 일반 계란의 5배 정도로 비싸다.

최근 산란계 농장 고병원성 AI 발생... 앞으로 달걀값은?

한국의 기후적 특성상 계란의 가격은 삼복 장마철에 가장 싸고 인플루엔자가 판을 치는 지금의 겨울이 가장 비싸다.

애석하게도 불과 며칠 전 충남 천안의 산란계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고 바로 연이어 영암 삼호읍의 한 산란계 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사육 중이던 산란계 3만6000마리를 예방적 차원에서 살처분하고 출입 통제 및 역학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달걀값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는 상황이다. 지난해 말 AI 발병으로 이미 국내 전체 사육 규모의 20% 넘는 닭을 살처분한 상황에 또다시 바이러스가 확산하면 공급량 감소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올 1분기 하루 평균 달걀 생산량은 3982만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2% 감소했다. 이 같은 생산량 감소는 곧 가격 상승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도매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 1~7월 달걀(특란·중품·30개) 값은 평균 737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평균 5253원)보다 2117원(40.3%)이나 높은 가격에 형성됐다. 치솟던 달걀값은 지난 8월 이후에야 평년 수준을 회복했다.

현재 이달 달걀 값은 597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628원)과 비슷한 선에 거래되고 있다. 겨우 잡은 달걀값이 AI 확산으로 또 들썩이지 않을까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