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희 영암군수가 지난 2일 한국전력공사 본사를 직접 방문해 345kV 신해남-신장성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일방적 추진에 반대 입장을 전달했다.

선출직 지자체장이 한전 본사를 찾아 송전선로 문제로 공식 항의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우 군수는 이날 한전 전력계통 부사장과 면담하고, 송전선로 건설사업 관련 영암군민의 우려를 전달하는 한편 충분한 사전 협의와 대안 마련을 촉구했다.

군이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송전선로 경과 구간에는 영암읍, 덕진면, 금정면, 신북면 등 4개 읍·면 15개 법정리가 포함돼 있다.

우 군수는 “주민의 건강과 재산, 지역 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한전은 일방적 사업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먼저 지역과 충분한 협의와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역갈등을 초래하는 송전철탑 방식을 지양하고, 고속도로나 국도를 활용한 지중화 방식 전환 검토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주민 대책위가 줄곧 요구해 온 ‘지중화’가 군수 발언에 공식적으로 포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방문은 군이 지난 9월 ‘국민주권시대 역행하는 고압송전선로 사업을 중단해야 합니다’라는 입장문을 낸 데 이은 후속 행보다. 지난달 28일 주민 대책위의 대규모 집회가 열리고, 한전 간부가 지자체 정책 방향에 대해 “전기를 모르는 말씀”이라고 발언한 직후 이뤄졌다.

다만 군의 공식 입장은 사업 자체 백지화가 아니라, 일방적인 추진 방식에 대한 반대와 협의·지중화 검토 요구에 방점이 찍혀 있다. 대책위가 요구하는 ‘사업 백지화’ 또는 ‘전 구간 지중화’와는 차이가 있어, 주민 측이 이번 행보를 어떻게 평가할지 주목된다.

한편 한전 내부 문서에 따르면 군은 그간 한전과 20여 차례 이상 협의해온 것으로 기록돼 있어, 이 시점에 ‘협의 부족’을 공식 제기한 배경에 대해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